시골 방앗간을 지나노라면 통 통 통 발동기 소리에 맞춰 올라가던
도나츠같은 연기가 기억에 새롭다.
가을걷이가 끝나는 입동 무렵 해거름 때
든든히 지피는 토담집 굴뚝의 장작 군불 연기로 우리는 고향을 말한다.
연기가 고향이자 향수다.
연기가 사라졌다.
얼마 전 서울 갔다가 오랜만에 만난 마포 당인리 발전소의 하얀 연기가 정다웠다.
여의도 윤중제 고수부지에 서서 한참 바라보았다.
눈이 덮힌 북한산이 저멀리 있었다.
산봇길에 도내나루로 돌아가는 길목에서 서쪽을 바라보면
피어오르는 연기가 있다.
태안 화력발전소가 거기 있기 때문이다.
그저께 안면도 영목항에 갔을 때 천수만을 건너
보령 화력발전소의 하얀 연기가 뜻밖이었다.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연기가 꽁꽁 얼어붙어버린 한겨울을 깨운다.
화력발전소.
오랜 세월에 풍화되면 자연이 된다.
'현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귀촌일기- 與物爲春, 계사년에 주신 신춘휘호 (0) | 2013.01.17 |
---|---|
귀촌일기- 바다로 나간 진돌이 (0) | 2013.01.16 |
귀촌일기- 대통령선거 그 후, 공약은 어디쯤 가고 있을가 (0) | 2013.01.13 |
귀촌일기- 왕과 싸가지, '음식점 싸가지도 먹고살아야죠' (0) | 2013.01.09 |
귀촌일기- 도서관 가는 길, 손자에게 길을 묻다(1) (0) | 2013.0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