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겨울(冬)

귀촌일기- 구아바의 피난, 겨울로 가는 길(4)

 

 

 

 

 

현관이 갑자기 꽉찬다.

구아바 화분 다섯 개가 들어왔기때문이다. 

 

서리가 내리기 전에 겨우 처마밑까지 옮겼으나

한파, 폭설 소리가 나자 부랴부랴 현관 안으로 들여왔다.

 

겨울이 되면 온갖 것이 여기 몰려와 진을 친다.

작지않은 현관이 좁디좁아진다.

 

올해도 발 디딜 틈이 없다. 

비비며 스치며

겨울나기를 이렇게 해야한다.

 

 

 

 

콩나물 시루 교실을 거쳐

짐짝 버스, 지옥철을 타며 새벽같이 출근길을 재촉했던

그 시절이 그다지 오래지않다.

 

다닥다닥 책생머리를 맞댄 사무실이 비좁아 갑갑했던 시절.

원가 절감,비용 줄이기에 온갖 혁신활동의 이름을 붙여가며 머리를 짜내던 시절.

 

해마다 이맘 때 현관을 보면 그때 그 생각이 난다.

 

그 시절이 그다지 오래지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