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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귀촌일기- 느린 걸음으로 하루를, 읍내 출입하다

 

 

 

 

고구마 캐느라 며칠 무리를 했나,

영하로 떨어진다는 일기예보에 서리까지 내리니 마음이 급했나보다.

 

오늘 하루는 좀 뻗쳐야겠다.

날씨도 으스스하고 이럴 땐 공중목욕탕이 최고다. 

 

 

우리 동네가 종점이다.

마침 읍내 나간다는 동네 사람들을 만나 마을버스가 오길 기다린다.

 

마을 어귀에서 탄 문 사장도 버스 안에서 반갑게 만난다.

예식장 가는 길이란다.

가을은 결혼의 시즌.

집사람도 누구 결혼이라며 새벽 차 타고 한양에 올라갔다.

 

"아직 미꾸라지 나오남?"

 

자리에 앉자마자 돌아보며 대뜸 나에게 묻는다.

미꾸라지라면 나라고 온동네에 이미 소문이 났기때문이다.

 

 

타고 내리는 사람 모두 형님 아우다.

 

 

버스기사 양반은 요즘 못마땅한 언론 기사에 내내 열을 올린다.

들어보니 틀린 말이 아니다.

 

 

버스에서 내리니 길가가 온통 요란벅쩍하다.

호박엿장수가 구수한 입담 하나로 한참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목욕탕에서 열심히 땀을 빼고 들어간 집.

마침 눈에 띄는 설렁탕 집.

 

 

맞은 편 거울에서 오랜만에 나를 본다.

 

 

 

국물이 보약이니 남기지말고 먹으란다.

늦은 점심도 아닌데 걷절이, 깍두기 모두 맛있다.

 

 

돌아오는 읍내 버스 정류장에서 광태 엄마도 만나고 미경 엄마도 보인다.

모르긴 몰라도 병원 물리치료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다들 한보따리씩 손에 들었다.

한번 읍내 나오면 빈손으로 돌아갈 수 없다.

 

 

 

정류장 코앞에서 구수하게 익어가는 국화빵에 절로 눈이 간다.

 

 

 

집 담부랑 밑에는 나비와 벌이 느지막히 바쁘다.  

 

 

 

모과 하나가 마당에 떨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