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용품인가 봐유."
우편집배원이 내가 궁금해 할가봐 미리 한마디 하면서
던져주듯이 서둘러 전해주고는 오토바이 빨간 꽁무니만 간신히 남긴채
휑하게 사라져버렸다.
태안 농협에서 보내온 것이다.
지난 7월 내가 조합원이 된 이후 추석에 5만원짜리 농산물 상품권,
10월 중순에 역시 5만원 상당 영농자재 교환권을 받은 데 이어 세번째다.
소포의 손잡이에 씌인 글귀가 맨먼저 눈에 들어온다.
고객 여러분의 이용으로 생긴 수익은 농업,농촌을 위해 쓰여집니다.
포장상자의 4면에 쓰여있는 글자들이 많고 새삼스럽기에 일일이 옮겨본다.
여기까지가 목표라는 생각,그 생각을 넘어서야 더 큰 세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생각의 크기를 키워라
농협
미래를 향한 더 큰 생각으로 NH농협이 새롭게 시작합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NH농협의 더 큰 생각!
NH농협은 국민의 신뢰,농업인과 고객의 행복,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발전을 추구합니다.
미래를 향한 더 큰 생각
NH NongHyup
농협이 자성한다는 뜻인지 조합원인 농민을 격려하는 뜻인지 잘 모르겠다.
오로지 의도는 절절하나 왠지 공허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안녕하십니까?
항상 태안농협을 아껴주시고 성원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김장철을 맞이하여 조합원환원사업으로 김장용품세트를 드리오니
약소하지만,요긴하게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올해에는 소금을 드리지 않으니 참고바랍니다.)
태안농업협동조합
소포를 열어보았다.
크린지퍼백(15매) 1개
플라워 고무장갑 2개
손목이 긴 장갑 20매
큰 고무장갑 1개
다목적 일회용 앞치마 2매
김장백 중형(10포기용) 2매
김장백 대형(15포기용) 4매
김장백 특대형(20포기용) 2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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