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동안 타던 차가 팔렸다.
그동안 동네사람들은 내 차를 볼 때마다 꼭 한마디씩 했다.
특히 트렁크에 농촌판 온갖 물건이 잔뜩 실렸거나 옆구리에 흙탕물이 튀어 제때 세차가 안되었을 때다.
'허허,좋은 차가 시골 와서 고생하네그려.'
쓸데없이 더 들어가는 기름값,자동차세,보험에 이런저런 유지비가 만만치않았다.
언젠가 소형차로 바꾸려고 맘은 먹었으나 차일피일 미루어왔던 터다.
더우기 '애마'를 처분한다는 상대방의 서운한 기분은 괘념치않고 이리저리 들여다보며 흠집을 잡으면서
제값을 쳐주지않을 때 생기는 어떤 자존심 같은 게 고개를 쳐들으며 가로막았던 것이다.
텅 빈 자리, 멀어져가는 내 차의 뒷모습을 보니 역시 그 생각은 틀린 것이 아니었다.
문제는 새로 주문한 차가 보름정도 뒤에 온다는 사실이다.
있던 차 처분없이 미리 새 차를 계약하지못했기 때문이다.
차 없이 그동안을 버텨야한다.
렌트카를 물어봤더니 상상을 초월한데다 의미가 없어 포기했다.
무슨무슨 일이 생기는지 2, 3일에 한번 꼴로 나가던 읍내 출입도 이제 마을 버스를 타야 한다.
당장 코 앞에 닥아온 태안문예회관 전시회 작품 출품도 문제다.
작품을 설치하고 전시회 기간동안 회원들이 번갈아 당번을 서야하기 때문이다.
서울 갔다 오늘 저녁에 내려온다는 마누라 마중도 그렇다.
사나흘걸이로 팔봉에서 사다먹는 지곡막걸리도...
아침에 보니 빽빼기,진돌이 사료도 달랑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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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차 없는 첫날이다.
차 없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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