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토란대를 갈무리한다.
적당히 할 일이 없을 때 막간에 하는 일이 이런 거다.
며칠 전에 잘라둔 토란대다.
그동안 느티나무 아래 평석에서 말렸다.
껍질에 주름이 지며 꾸들꾸들해졌다.
씨토란을 심은 봄부터 여기까지 다섯달이 걸린 셈이다.
손바닥은 시커멓게 토란대 물이 든다.
토란대를 만지면 가렵다.
그렇다고 장갑을 끼고 할 일이 아니다.
작업능률상 다소 날이 선 손톱이 유효하기 때문이다.
토란대의 굵은 부분의 껍질을 손톱으로 찝어 돌아가며 두세번 벗기다가
중간 부분을 뿌질러가며 벗겨내려가면 된다.
적당히 말라야 결을 따라 잘 벗겨지는 것이다.
해마다 하는 일이라 세월이 숙달시켜주었다.
그래도 왼쪽 엄지 손가락 끝이 얼얼한 건 어쩔 수 없다.
반그늘 평석 위에서 말린다.
너럭바위 평석이 이래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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