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푸르고 높다. 비껴쬐는 햇살이 보드랍다. 그동안 펴던 파라솔도 이젠 접었다. 서가에서 눈에 띄는 책 두 권을 꺼냈다. 하나는 가볍고 하나는 무겁다. 오래 전에 읽었던 책들이다. 읽어볼수록 새롭다. 읽을 때마다 행간이 다르게 다가온다. 오랜 친구가 따로 없다. 묵은 책도 묵은 장맛이 난다. 나는 늘 흙과 더불어 산다. 일년 열두 달 삼백육십오일 흙을 안만지는 날이 없기 때문이다. 흙 이야기를 새삼 여기서 펼칠 생각은 없다. 다만 흙과 더불어 있다보면 술 생각이 난다는 점이다. 나는 이런저런 술을 담그기도 한다. 흙과 술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가.
참, 이백의 이런 시가 나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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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서 마주 잔을 나누고,산의 꽃은 피었는데
한 잔 또 한 잔 끊임이 없다
나는 취해 졸리니 그대 일단 돌아가게
내일 아침 기분 내키면 거문고 갖고 오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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