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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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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이발소에서 구겨진 신문 조각을 폈다 접었다하며 하염없이 자기 순서를 기다리는 것만큼 지루하고 따분한 일이 있을까. 반드시 미리 전화를 걸어보고 간다. 손님이 없다기에 서둘러 문밖을 나서려는데 전화가 걸려왔다. 갑자기 몇 분이 이발하러 들이닥쳤다는 것. 두어 시간 뒤에 다시 전화를 걸었더니 "비가 오니 손님이 계속 붐비네요..." 이발소장의 음성. 서울서 손님이 온다 해서 머리 손질을 반드시 해야겠기에 오후에 막무가내로 이발소에 갔다. 차로 10분 거리. 아니나 다를까 이발소 마당에 자동차 세 대가 줄이어 서있다. 들어가 보지도 않고 되돌아 왔다. 다음날 다시 올 수 밖에. 그렇다. 살림집에 딸린 이발소라 벨이 있지! 오늘 새벽 여섯 시... 초인종 벨을 힘차게 꾹 눌렀다. 사흘 째 되는 날 아침 이슬 밟..
귀촌일기- 팔봉 이발관의 영업방침은? 태안 읍내 재래시장에 가서 뭘 사기가 겁난다고 노상 집사람은 말한다. 적게 사면 '그걸 어디에 붙일거냐?'고 반문한다. 값을 물어 보면 '살거요 안살거요.'부터 따진다. 귀촌 16년에 이젠 이력이 날대로 났지만, 고객을 불편하게 만드는 건 여전히 못마땅하다. 서산시 쪽 이웃 동네 가(賈) ..
귀촌일기- 기록 되는 것들 처음 하는 일은 뉴스가 된다. 기록에 남는다. 올 들어 처음으로 마당에 잔디를 깎았다. 잔디라기 보다 군데군데 무더기로 자란 잡초들이다. 마당이 한결 밝아졌다. 동쪽 언덕바지에 마른 잡초 덤불을 태웠다. 자칫 산불 난다고 태우지 말라는데 잡초들이 물이 오르기를 기다려 3년만에 오..
귀촌일기- 팔봉이발관의 서비스 정신(1/2) 요즘같은 불볕더위 대낮에 이발하러 가기가 겁난다. 가긴 갔는데 먼저 온 손님이 두 셋 있어 신문 조각이나 뒤적이며 하릴없이 가다리는 것도 쬐끔은 짜증스럽다. 팔봉 이발소는 손님이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지 머리를 만져드릴 자세가 되어 있다. 꼭두새벽부터 저녁까지. 오늘 새벽 5시 ..
귀촌일기- 개 미용사의 하루 털갈이 몰골을 더 이상 두고볼 수 없어서. 하긴, 이발 닥터가 따로 있나. 고객이 이 정도로 만족하면 이발사로선 최고의 영예. 어딘가서 보니 이발사를 '이발닥터'라 하더군.
소망 이용원 정성 만점. 기술 만점. 환경 만점. 이발료 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