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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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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우린 친구야!' 눈 오는날 눈이 27센티 내렸다. 마을 초입의 꽁바우고개 돌아넘기가 어려워 마을버스가 끊겼다. 마실가는 길손조차 없다. 온 마을이 조용하다. 먹먹하다. 우주는 돈다.
개들이 혼자 있을 때,같이 있을 때 밤 낮이 없다. 만나면 싸운다. 아, 심심해! 순한 양. 나비넥타이의 신사. - - - '한가위 잘 보내세요.'
귀촌일기- '얼릉 나오슈' 창밖의 새벽인사 새벽을 두드린다. 커튼을 걷는다. 창밖의 아침 인사는 발바닥 손도장. 오늘도 변함이 없다. '뭐해유. 얼릉 나오슈.'
귀촌일기- 싸우며 건설한다, 국방에는 여야없다 두녀석 모두 마늘 심을 때와 단호박 순 놓을 때 보름정도씩 일년에 두 번 이웃 주민들의 요청으로 묶인 몸이 된다. 평소땐 진돌이는 묶여있고 빼꼼이는 풀어놓고 기른다. 동병상련인가. 신체단련인가. 오늘도 한판의 조우. 만나기만 하면 '우리 사전에 타협은 없다'. 그러나 '공동의 적'에..
이웃 콩밭 때문에... '그래, 내 심정 알것제' "개 좀 매두슈." 옆집 아주머니의 짜증스런 한마디에 빼꼼이는 곧장 묶인 몸이 되었다. 대문 바로 맞은 편이 콩밭인데 물정 모르는 빼꼼이 녀석이 아랑곳하지 않고 헤집고 다니다 탄로난 것이다. 그동안 자유를 구가하던 빼꼼이는 어린 콩이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 이 신세를 벗어나기 어..
귀촌일기- 진돌이 목줄 풀자, 그 만의 이상한 퍼포먼스 올 2월1일 생. 진돗개의 후예, 진돌이. 아산의 들꽃님 댁에서 4월22일 우리집으로 왔다. 쫑긋 귀가 서니 강아지 티를 벗어나 역시 족보는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진돌이를 풀어주어보았다. 해방 자유 그동안 개복숭아 나무에 묶여 있었다. 집 안팎을 한동안 정신없이 뛰어다니..
개복숭아 나무 아래의 전쟁과 평화 (1/3)
나흘 만에 돌아온 나를 반기는 세레머니는 나흘 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나로선 근래 드물게 장기간의 나들이였다. 집안에 혼사가 있었고 친지분의 장례가 연달아 있었다. 신랑 신부는 폐백이 끝나자 서둘러 신혼여행을 떠났고 아흔한 해 세수를 누린 어른은 조용히 이 세상을 떠나셨다. 어디든 떠난 자리는 공허하다. 이제 막 도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