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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종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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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종 아지매는 보이지 않고... 올 장마는 장마 같다. 장마전선이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게릴라성 집중 호우가 시원하다. 어제 밤 내내 요란하게 천둥 번개가 난무했다. 강풍을 동반해 야행성 창대비가 요란하게 내렸다. 인근 서산은 300 미리가 왔다나. 비가 올 땐 와야 한다. 한두 군데 물난리가 나야 나라 전체가 풍년이 든다는 말이 있다. 작년 장마는 거의 비가 오지 않는 마른 장마였다. 시작도 애매하고 끝내기도 흐지부지했다. 장맛비가 수꿈해진 틈을 타 읍내 나갔다가 모종가게 앞을 지나가는데 모종 아지매가 보이지 않았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딸이 혼자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 궁금해서 물어보았더니 "지방간이 심해서..." 병환 중이란다. 내 블로그에서 단연 장기 출연 단골이었다. 초창기에는 카메라를 두 손으로 가리며 피하다가 이젠 당당..
'외상거래' 예찬 요즘세상에 혀곧은 소리 해가며 굳이 외상 거래를 틀 이유가 없다. 현금을 꼭꼭 챙겨 다니기도 번잡스러워 훌훌 털고 다닌다. 그러나 본의 아니게 외상을 그을 때가 있다. 딱 두군데다. 이웃 마을의 팔봉 이발소와 읍내 모종 가게. 며칠 전, 이발을 했는데 면도까지 12.000원이었다. 모처럼 챙겨간 만 원짜리 한 장에서 2.000원이 모자랐다. '그냥 가셔도 된다'는 이발관장의 손사래도 불구, 힘 주어 외상으로 달아 놓았다. 바로 뒷날 외상을 갚으러 갔더니 방금 채종했다며 종이컵에 접시꽃 꽃씨를 눌러 담아주시더라. 얼마 전, 모종가게 앞을 지나다가 참새가 방앗간 그냥 못가듯 계획에 없던 모종 몇가지를 외상으로 산 적이 있다. 며칠 뒤 외상값 15.000원을 갚으러 갔다. 모종아지매가 함빡 웃음을 덤뿍 보태 ..
모종시장에서 농부 패션 밭에서 일 하다 갑자기 읍내출입. 장화 신고 입은 옷 그대로... 나간 김에 잠시 둘러본 모종시장은 단대목이라기엔 아직은 발걸음 숫자가 부족. 때가 이른데다 준비없이 나간 참이라 단골 가게 모종아지매와 눈인사만 나누고 몇 가지 모종 구입은 다음 기회로...
동지, 봄날을 보았다 읍내 재래시장 어귀에 있는 모종가게는 귀촌 16년 단골집이다. 흔적만 남기고 철시했다. 오늘이 동지. 동지를 작은 설이라고 했다. 이제부터 봄이다. 밤이 짧고 낮이 길어진다. 내가 '모종 아지매'라고 부르는 모종가게 사장님의 함박웃음을 볼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