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두어 포기 뽑아다줘요. 무, 쪽파도... 알타리도요."
"소금도 좀 퍼다주고요."
집사람의 잇단 주문에 따라 채마밭 돌계단을 서너 번 오르내리며 부지런히 갖다 날랐다. 재빨리 소금 장독에서 왕소금도 덤뿍 퍼왔다. 알타리무 씻을 땐 소매 걷어붙이고 나도 한몫 거들었다.
하룻밤을 새고 오늘 아침에 탁자 위를 쳐다보니 자그마한 플라스틱 통 속에 이미 쏙 들어가버린 김장. 배추 김치와 알타라리무 총각김치, 두 통.
집사람과 나, 단 두 식구에 간단명료한 올해 우리집 김장 풍속도. --- '배추는 밭에 있겠다 먹을 만큼만... 그때그때. 조금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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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소리 치는 뒷면에 든든한 '빽'이 있기에 가능한 일. 김장 김치, 묵은지 먹고 싶을 땐 언제든지 말하라는 돈독한 이웃사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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