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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하신다구요?

올해 농사계획(5) 채마밭 한 평 만들기






기껏 나이 70에, 한 평 남짓 밭 한뙤기 만들기가 얼마나 어려운 지 새삼 알았다. 본채와 서재 건물 사이 뒤안에 있는 조그만 공터는 귀촌 초기 야심차게 설치해 만든 골프 연습장이었다. 그동안 운동은 뒷전, 방치해두었더니 철골조는 녹이 슬고 둘러쳐 있던 실망은 삭아 없어졌다. 바닥은 울타리 시눗대와 온갖 잡초가 제세상을 만나 황성옛터가 되었다.


여기에다 모듬 쌈채소 채마밭을 만들기로 작정한 건 꽤 오래 전이었다. 채마밭이란 우물과 수챗간이 가깝고 들며 나며 주부의 손바닥 안에 들어 있어야 제구실을 하는 법. 때마다 채소 몇 잎을 따러 돌계단을 오르내리며 멀리 아랫밭까지 오가는 집사람의 행차가 그동안 보기에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었다. 











잡초가 한번 우거지면 뿌리가 단단해서 뽑아내기 힘들다. 곡괭이와 삽으로 시눗대 뿌리를 캐내며 갈구리로 흙을 고르고 밑거름을 단단히 하며 밭을 다시 일구었다. 여기에만 종일 매달린 건 아니지만 나흘이나 걸렸다. 비로소 오늘 모듬 쌈채소와 쑥갓 종자를 뿌렸다. 마르지 않고 발아를 촉진시키기 위해 짚을 깔고 비닐을 덮었다. 며칠 뒤면 일곱 가지 쌈채소 새싹이 다투어 올라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