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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春)

귀촌일기- 모과나무의 봄날 에쎄이





모과나무 새싹에 오늘따라 내가 왜 이토록 반가워하는 가... 지난 가을에 귀촌 이후 처음으로 내나름 제법 목돈을 들여 닷새동안 대대적인 미화작업을 했었다. 그다지 값나가는 정원수랄 거야 없지만 귀촌 이후 10 여년동안 어수선하게 자라던 집 주위의 나무들이 전문 정원사의 손을 거치면서 정비가 되어 일견 깔끔해졌다.

 

그러나 정원사의 손길이 가는 곳마다 온갖 나무들이 수난을 겪었다. 말이 아닌 몰골로 변해버린 것이다. 정원사 허리춤에 찬 크고 작은 톱날에 엿장수 손끝에서 춤을 추는 듯 놀리는 전정가위에 잔인할 정도로 잘려나갔다. 마당에 홍송, 해송이 그렇고 무화과 대추나무 석류 모두 그랬다. 모과나무도 마찬가지다. 과연 봄이 되면 어디에서 싹이 돋아날가 내심 혼자서 걱정스러웠다.

 

오늘 보니 싹뚝 잘려나갔던 모과나무 가지 사이를 비집고 움튼 새싹들. 역시 봄은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