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이라하기에는 700 평이 작은 평수기 아니다.
집을 둘러싸고 있는 위치와 높낮이에 따라 편의상
동밭, 중밭, 서밭, 윗밭으로 나누어 부르고 있는데
매실밭이 딸린 집 아래 중밭이 제일 크다.
요즘 내가 하는 일은 중밭에서
여름동안 철 지난 고춧대, 파프리카를 뽑아내고
씨앗을 뿌리고 있다.
고랑에 마른 잡초를 걷고
고춧대와 철제 지지대를 뽑아낸 뒤
비닐 멀칭을 걷고 땅을 고른 다음
이런저런 종자를 뿌리는 건
김장철, 월동에 대비다.
아침 식전에 한 두시간 한 차례와
오후에 두어 시간이 내 작업 시간이다.
입추 처서가 지났다고는 하지만 여름의 끝자락,
게다가 며칠 전까지 비가 온 뒤라
조금만 움직여도 지열로 북북 찐다.
땀 난다.
어제는 상추를,
오늘은 콜라비, 비트, 알타리 무, 치커리다.
모두다 작년에 심고 남은 종자들이다.
농협 자재마트에서 새로 사다둔
김장배추, 김장무, 남도갓이 대기중이다.
내일 사올 대파 모종도 빠뜨릴 수 없다.
농가의 월령이란
뿌리고 거두는 때가 있는 법이어서
놓치면 재미가 없다.
땀을 흘릴 때는 흘려야
소출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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