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 쯤 뜻밖에 허광진 군이
<서로 사랑하면 언제나 봄>이라는 이해인 수녀의 시집을 보내주었는데
오랜만에 오늘 시집을 꺼내보니 책갈피를 꽂아두었던
시가 있다.
<석류의 말>이라는 시다.
석류의 말
감추려고
감추려고
애를 쓰는데도
어느새
살짝 삐져나오는
이 붉은 그리움은
제 탓이 아니에요
푸름으로
눈부신
가을 하늘 아래
가만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해서
터질 것 같은 가슴
이젠 부끄러워도
할 수 없네요
아직은
시고 떫은 채로
그대를 향해
터질 수밖에 없는
이 한 번의 사랑을
부디 아름답다고
말해주어요
마당에는 석류꽃이 한창이다.
작년 이맘 때도
석류꽃이 피었었기에 <석류의 말>이라는 곳에 아마
책갈피를 꽂아두었을 것이다.
석류가 익는 가을 어느날.
<석류의 말>을
꼭 들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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