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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秋)

귀촌일기- 황국은 향기로 말한다

 

 

 

 

 

 

누가 가져가겠다면 흔쾌히 주겠다.

원없이 주겠다.

 

나의 향기를.

 

그래서 나는 부자다.

내마음은 부자다.

 

황국이 말하는 것 같다.

 

더더욱 강산이 메마른

이 가뭄에.

 

 

 

 

 

 

 

 

황국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무리지어 피었다.

 

삐쪼롬히 열린 하우스 문으로 향기가 물밀듯 들어온다.

 

어디로 가나 황국 천지다.

 

밭둑에도, 축대 밑에도

장독대 옆에도.

 

 

 

 

 

 

나는 노랑빛에 물들었다.

황국 향기에 묻혔다.

 

 

 

 

 

 

 

 

 

 

 

 

 

우리집 밭두렁엔

못다핀 호박꽃이.

 

고추밭엔

고추꽃.

 

민들레,

쑥부쟁이,

개망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