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잎을 자랑하던 야콘도 서리 앞에는 별 수 없다.
뚝 떨어진 수은주에 된서리를 연거푸 맞더니
풀이 죽고 말라버렸다.
캘 때다.
알이 잘 들었나 궁금도 하고, 맛보기로 서너 포기를 미리 캐보긴 했으나
차일피일 지금까지 왔다.
이일저일 하다 보면 한번 미루어진 일은 자꾸 뒤쳐진다.
이러다 땅이 얼면 낭패다.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을 가 마는
야콘 캐기도 만만치않다.
장구치고 북치고 오로지 혼자서 하는 일이라
진도가 팍팍 안나간다.
아무래도 앞으로 닷새는 캐야겠다.
예취기로 먼저 줄기를 잘랐다.
이 녀석은 따라와서
낮잠만 잔다.
일손을 덜어줄 생각은
아예 없다.
길이도 들쭉날쭉, 갈라지고 꼬부라지고
야콘이야 말로 제멋대로 생겼다.
맛만 좋으면 그만 아니냐 하지만
이왕이면 매끈하게 잘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야콘을 캘 때마다 되풀이한다.
내년 야콘 농사를 위해 뇌두관리를 잘 해야한다.
뿌리에 붙어있는 뇌두를 잘라
비닐 속에 넣어서 얼지않도록 현관 안에 놔두면 된다.
봄이 되면 여기서 싹을 틔워
모종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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