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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고구마 모종 심기(첫날), 왠 감자가?

 

 

 

 

 

 

장맛비라 해서

주룩주룩 쉬임없이 많은 비가 내린 건 아니었다.

 

오다 안오다 부슬부슬 부슬비에 가끔 장대비가 쏟아지는 형국이

우리가 늘상 보는 장마통이다.

 

사흘만에 해가 들었다.

 

 

 

 

'고구마 모종 가져가슈!'

 

옆집 아주머니의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드디어 고구마 모종을 가져가라는 연락이 온 것이다.

 

내가 고구마를 늦게심는 이유는

이웃에서 남는 모종을 가져다 심기 때문이다.

해마다 그래 왔고 올해도 마찬가지다.

 

주는 성의를 보답하는 최선의 길은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기다렸다는 듯이 즉각

잘라오는 것이다.

 

가져가라는데 늑장부리는 것만큼

덜 예쁜 짓도 없다.

 

 

 

 

 

감자 캐낸 자리에 고구마를 심는다.

 

모레 장마전선이 다시 북상을 한다니 내일 심으면 딱 좋다.

 

오늘 또 내 손 발이 바빠졌다.

잡초를 걷어내고 흙을 골랐다.

 

비 온 뒤라

흙이 솜사탕처럼 부드럽다.

 

빼쪼롬이 알감자가 틔어나온다.

 

감자 심었던 자리라 땅 속에 남아있던 감자들이

이제사 햇빛을 본다.

 

 

 

 

오뉴월에 밭갈이.

안해본 사람들은 모른다.

 

지열이 푹푹 올라온다.

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