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라 해서
주룩주룩 쉬임없이 많은 비가 내린 건 아니었다.
오다 안오다 부슬부슬 부슬비에 가끔 장대비가 쏟아지는 형국이
우리가 늘상 보는 장마통이다.
사흘만에 해가 들었다.
'고구마 모종 가져가슈!'
옆집 아주머니의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드디어 고구마 모종을 가져가라는 연락이 온 것이다.
내가 고구마를 늦게심는 이유는
이웃에서 남는 모종을 가져다 심기 때문이다.
해마다 그래 왔고 올해도 마찬가지다.
주는 성의를 보답하는 최선의 길은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기다렸다는 듯이 즉각
잘라오는 것이다.
가져가라는데 늑장부리는 것만큼
덜 예쁜 짓도 없다.
감자 캐낸 자리에 고구마를 심는다.
모레 장마전선이 다시 북상을 한다니 내일 심으면 딱 좋다.
오늘 또 내 손 발이 바빠졌다.
잡초를 걷어내고 흙을 골랐다.
비 온 뒤라
흙이 솜사탕처럼 부드럽다.
빼쪼롬이 알감자가 틔어나온다.
감자 심었던 자리라 땅 속에 남아있던 감자들이
이제사 햇빛을 본다.
오뉴월에 밭갈이.
안해본 사람들은 모른다.
지열이 푹푹 올라온다.
땀 난다.
'귀촌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귀촌일기- 해독 주스? 이왕이면 해피주스 (0) | 2014.07.11 |
---|---|
귀촌일기- 장마통에 뜨는 해는 둘이다 (0) | 2014.07.06 |
귀촌일기- 장마전선 북상, 저 잡초를 어이 할꼬! (0) | 2014.07.03 |
귀촌일기- 장마가 온다는데...오늘은 양파 캐기 (0) | 2014.06.23 |
귀촌일기- 매실주 담그기 (0) | 2014.06.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