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콘 캐낸 자리에 양파를 심었다.
그저께 읍내 나간 김에 양파 모종 한 단을 사왔다.
시장통을 지나다 모종을 팔고있는 아줌마를 만나기 때문이다.
대뜸 단골 모종 아줌마 왈:
"뭐 허다 이지 심어유?"
"허,그리 됐슈..."
무슨 죄지은 사람처럼 내가 대답했다.
피차 아귀가 안맞는 대화였다.
한창 모종을 팔고있으면서 나더러 추울 때 심는다고 핀잔을 주었기 때문이다.
"내년 봄에나 만날 줄 알았슈."
모종 아줌마는 손을 크게 저으며 말했다.
핀잔이 반가움의 표시였다.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양파 모종.
한 단에 5천원.
단골이라고 덥썩 한손 더 얹어주었다.
양파모종 들고 돌아오는 발길이 한결 가볍다.
올핸 끝난 줄 알았던
땅 파고,
거름 갖다붓고,
심고,
물주기는 계속된다.
이게 농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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