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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맛보기 그리고 빛

 

 

오늘부터 고구마를 수확하기 시작했다. 땅이 황토라 여간 딱딱하지 않다. 모레쯤 비가 내린다니 밭이 말랑말랑할 때를 기다려 본격적으로 파기로 하고 오늘은 맛보기로 파 보았다. 빨간 고구마가 땅밑에서 솟아난다.  그야말로 황토 고구마다.

해마다 그렇지만 고구마를 수확할 때가 푸짐하고 넉넉한 기분이 든다. 더더욱 올핸 오랜 장마 뒤끝이라 어떨가 궁금했는데 씨알이 토실토실해 비교적 잘 들어 다행이다.

 

 

 

 

 

 

 

 

 

 

 

 

 

 

 

 

 

 

 

요즈음 나의 시선을 잡는 게 또 하나 있다. 울타리 강낭콩이다. 처마 밑을 따라 빨간 색깔이 알록달록 주렁주렁 달려가는 모양이 새롭다. 더더욱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일기 시작하는 때에 옹골차게 익어가는 강낭콩의 기상이 가상하다.

보라빛인지 우윳빛인지 보일듯 말듯 강낭콩 꽃망울을 보노라면 몇년 전 처음 강낭콩을 심었을 때 실수한 기억이 생각난다. 아무것도 열리지않아 성급하게 줄기를 걷어버렸던 것이다.  재배하는 작물들이 모두 제나름의 특징이 있어 인간에게 교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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