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배추다. 심은 지 열흘쯤 되었다. 아침저녁 적당한 일교차에 하루가 다르게 잘
자란다. 배추 모종이 동이 날 정도로 다들 많이 심었다. 두어 달 후 김자배추 값 폭락
이라는 말이 안나왔으면 좋겠다.
그런데 요사이 배추 이야기를 들으면 씁쓸하다. 여름내내 잦은 비와 습해로 고갱이가
녹아버렸다나. 비단 배추,상추 만이 아니다. 올해 재배하는 여름 채소가 다 그렇다.
토란 잎이 하도 무성하길래 캐 보았더니 알이 덜 영글었다. 토란대를 잘라 말린다.
고구마도 예년과 다르다. 줄기만 무성하다. 시월 한달 더 기다려보기로 했다.
나비효과가 생각난다. 자연의 현상에는 부메랑처럼 되돌아오는 묘한 이치가 숨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