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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친구들의 방문,오말 산악회 친구들

 

 

유리잔도 새로 닦았다.  현관과 베란다를 쓸고 털었다. 춥다는 으시로 게을러져 있던 차에

집 안팎을 한번 정리했다. 노래방 기계도 점검했다. 양길리 팔봉산가든도 예약을 해두었다.

그 집 주인은 일년 열두달 카우보이 모자를 고수해 나는 카크 다그라스라 불렀다.

 

태안 우리집으로 십 여명 친구들이 오는 날이다.  오말산악회 번개팅 산행이다.  '가는년은

팔봉산에서 오는년은 관악산에서'라는 기치가 야릇하다. 

 

친구들 미니 버스는 여덟시에 사당을 출발했단다. 팔봉산이 고속도로 상에서 바뀌었다.

백화산이다. 갑자기 닥친 추위가 감안되었다.

 

 

 

 

태안여고 앞에서 하이파이브로 만나 태을암으로 향했다. 마애삼존불과 태을동천을 돌아  

일소계에서 골짜기가 떠나가라 한바탕 웃었다.

정상에 올라 서해의 겨울바다를 조망했다. 읍내 목애당과 경이정을 훨훨 천수만 철새가

망원경에 요란했다. 백화산성의 봉수대를 비껴 몽산포에 안면도가 펼쳐졌다. ,

 

태안반도 길따라 이원벽화를 갔다.

신동아 아파트 모퉁이에 내 차는 두고 친구들 버스에 합승했다. 렌트 버스라 '옥황상제'

친구가 운전을 했는데 옥 기사가 되었다.

이원 벽화의 의미를 듣고선 다들 손도장에 기대를 걸었다. 오늘따라 추위가 어지간 해야지.  

손도장을 찍게 도와줄 봉사자들이 오늘따라 없었다. 지난 달 내가 남긴 손도장 자리에

기어올라 사진 한 장 찍었다.

3만명 자리가 남았다는 말에 내년 봄을 기약했다.

 

 

팔봉산가든 가는 길도에 집을 들렀다. 집사람도 합류했다. 시장기에다 예약시간이 있어 집은

나중에 와서 들어가기로 하고 선걸음에 차를 돌렸다.

 

양길 주차장은 등산객들 차량으로 붐볐다. 

 

  

지곡에서 나온 토속 막걸리를 칭찬하며 생삼겹에 입맛이 났다.

''고매 고매 36 고매'.  잔을 부딪치는 우정은 엄동설한을 녹였다.

언뜩 보니 창밖에는 눈이 흩날렸다. 오늘같이 좋은 날 눈까지 내리다니. 점점 눈발은 거세져

폭설 조짐이었다. 술맛나던 낭만에서 돌아갈 현실이 앞섰다.

 

 

 

 

"아무래도 여기서 바로 가야겠어." 

팔봉산 주차장에서의 작별이었다. 그 놈의 눈. 아, 눈이 야속했다.

오후 2시 30분. 양길리 삼거리에서 친구들이 탄 버스는 눈보라 속에 사라졌다. 

 

집에 돌아와 나는 유리잔을 도로 찬장에 넣었다.

 

서해안 고속도로가 시속 10키로라는 중간 연락을 받았다. 8시 34분에 서울 잘 도착했다는

마무리 전화가 걸려왔다. 

올 마지막 주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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