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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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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여름 반찬, 이런거지 뭘! 이리저리 뻗어가는 호박 줄기 몇 가지를 걷어다 찐 호박잎에 보글보글 강된장 끓여 한 숟갈 덤뿍 얹어 먹는 호박잎쌈. 시골 여름 밥상에 이런 것 빼고 뭐가 있을까.
돈냉이꽃을 보며... 촌스런 생김새부터가 그렇다. 돈냉이, 돈나물 만큼 친근한 야생초도 없다. 아랫밭으로 내려가는 돌 계단 언저리. 해마다 그 자리... 돈냉이 군락지다. 초봄에 갓 돋아난 돈나물을 뜯어다 툭바리 강된장에 즉석에서 살짝 데쳐 먹는 맛, 일품이다. 좀 더 자라면 돈나물 물김치는 또 어떻고? 올봄엔 모두 놓쳤다. 무관심을 시위라도 하듯 활짝 꽃을 피웠다.
귀촌일기- 처서...호박잎쌈 감나무 밑에 떨어지는 땡김도 처서가 지나면 하루 이틀 익혀서 먹을 수 있다. 천방지축...사방으로 뻗어나가는 호박 순도 잘라다가 쪄서 강된장에 쌈. 지금부터 제 맛이다. 계절의 맛이다. 귀촌의 맛이다.
오늘의 계절음식- 강된장에 찐호박잎 쌈 '시골 반찬이, 다 이런 거지뭐!' 내가 자주 하는 말 중에 하나다. 그러면서 기분이 좋다. 이맘 때면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 이것이야말로 제철 계절음식이다. 호박잎을 땄다. 줄기가 한창 뻗어나가는 여린 잎이다. 호박잎을 찐다. 강된장을 끓인다. 방아잎을 한웅큼 따다 넣는게 또한 별미..
귀촌 밥상 돈나물 물김치,열무김치 그리고 툭발이 강된장이다. 며칠 전에 담근 돈나물 물김치와 열무김치는 익었다. 옳지. 비빕밥이다. 돈나물 물김치에 된장을 끼얹은 비빔밥. 누가 뭐래도 그때 그 맛이 바로 이 맛이다. 점심밥상에 땀이 가신다. 그런데 오늘은 보리밥이 아니어서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