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영감님'이라 부른다. 17년 전 태안에 귀촌한 뒤 뻥튀기 단골가게 사장님이다. 올해 81세. 중학교를 나오는 둥 마는 둥 열 여덟살 때 시작한 생업 뻥튀기 외곬 인생이 여든 살이 넘었단다. 태안읍내 재래시장 주차장 옆 후미진 곳. 뻥가게가 여기 반경 30 미터를 그동안 벗어나본 적이 없다는군요.
며칠 전에 옥수수 뻥튀기하러 왔다가 너무 북적여 되돌아 나왔는데 그게 미안스러워 오늘 다시 찾았다. 올 때마다 뻥튀기 물량이 쌓여 줄을 서더니 웬 일이냐, 오늘따라 빈 깡통이 을씨년스럽다.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는 법... 뻥인생 63 년에 달관한 모습이다. 몸이 움직이는 한 청춘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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