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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秋)

귀촌일기- 태풍 지난 뒤 남정네가 하는 일








다행히 태풍이 비껴 지나갔다.


제주에서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이곳 충청도 내포에는 비 좀 뿌리고

바람 스치는 정도였다.


가을걷이를 코 앞에 둔 황금들녘에

10월 태풍은 초미 관심사항.







 

피해가 없진 않았다. 


비바람에 마당의 모과나무 밑에는   

모과가 잔뜩 떨어졌다.


나는 모과 줍기에 바빴고.








우중 산봇길에 만난

이웃 박 회장은 나를 슬쩍 쳐다보고선

'묵은 도토리묵이 최고여.'

겸연쩍게 한마디 하고...

  

장홧발에 우산 받쳐들고 하던 일

허리 굽혀 상수리 줍기에

여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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