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이삭이 펴는 출수기에는 농부가 할 일이 많다.
그 중에서도 논에 물꼬를 대는 일이다.
벼농사 농부들은 새벽부터 저녁까지 온통
저수지에서 산다.
여러 개 가동중인 양수 펌프의 용량이 모자라
지원군으로 동원된 경운기 엔진의 힘을 빌어
물을 퍼올린다.
뚝방에 비스듬히 걸터앉은 경운기가
언제 미끄러져 저수지로 굴러떨어질 가
아슬아슬 하다.
긴급 구입해서 설치한 대형 호스로
저수지에서 저 멀리 언덕아래 논까지
물을 보내는 거리가 만만치 않다.
"하늘이 이래서 어쩐다나?"
하루가 다르게 말라가는 저수지를
바라보며 허허탄식이다.
고대하던 태풍도
일찌감치 하나는 일본으로 갔고
이번엔 중국으로 빠졌다.
농심은 탄다.
달포 가까이 비 한방울 없다.
저수지에는 녹조마저 끼었다.
흘러내린 물도 다시 퍼올려
저수지에 가둔다.
언젠간 가리니 하면서도
코앞의 가뭄과 폭염은 도무지
끝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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