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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이중섭의 사랑,가족' 전시회(2) 봄나들이

 

 

 

 

 

 

 

 

-화가 이중섭(1916~1956)은 신화 속의 인물이다.

문학에 이상이 있다면 그림에는 이중섭이 있었고,

유럽에 반 고흐가 있었다면 한국에는 이중섭이 있었다.-

 

미술평론가 전인권은

평론 <아름다은 사람 이중섭>에서 이렇게 썼다.

 

 

 

 

 

이틀 째 연짝 광화문통으로 이중섭을 만나러 갔다.

 

'월요일 휴관'이라 붙어있는 공고문 한마디로 어제 하루는 졸지에 

장에 나온 촌닭처럼 되어 버렸다.

 

벼렀던 전시회라 그냥 가면 내내 꿈자리마저 사나울까봐

시골로 내려가는 시간을 늦춰가며

기어이 다시 찾아갔던 것이다.

 

 

 

 

 

 

 

 

 

 

이중섭 하면 황소다.

 

'이중섭의 사랑, 가족'에 황소가 없었다.

 

"이번 전시작품의 테마가 '이중섭, 가족과 사랑'입니다."

 

황소가 안보인다고 의아해 했더니

이렇게 대답이 돌아왔다.

 

 

 

 

이번 전시 작품에서 유일한 황소.

 

황소 달구지로 '길 떠나는 가족'을 보노라면...아마

온가족이 봄나들이라도 가나보다,

오붓함이 넘쳐난다.

 

자나 깨나 뼛속까지 사무치는

희망 사항이었으리라. 

 

 

 

 

 

 

 

아이, 게, 새, 물고기를

소재로 한 작품들...

 

그리고 편지들.

 

슬퍼서 아름다웠다.

 

시선이 머무는 곳 마다

웃으면서 서글펐고 애잖아하면서 웃었다.

 

 

 

 

 

요절하는 예술가들이 대저 그러했듯이 중섭 또한 

지독한 고독과 외로운 삶이었다.

 

6.25때 원산에서 남하하여 서울, 부산, 서귀포, 대구, 통영 그리고 

진주도 거쳐갔다는데 내 고향이기도 한 진주에서는 어떠했는지,

하루하루 호구지책에 너나 없이 급급했던 시절이라 중섭의 예술혼인들

안녕할 날이 있었겠는가.

 

그동안 출간된 평전으로 대충 꺼풀만 짐작할 뿐

속속들이 내 어찌 알리요.

 

최근에 관람한 영화 '국제시장'의 '덕수'.

오늘 전시회에서 만난 'ㅈㅜㅇㅅㅓㅂ'.

 

굴곡진 현대사의 그늘에서 시대만 달리할 뿐 다같이

지극히 가족을 사랑했던

우리네 어버이들인 것만은 틀림없었다.

 

 

 

 

 

 

 

현대화랑은 내내 붐볐다.

 

남정네들은 모두 어디로 갔나,

관람객 9.9할이 신여성이었다.

 

역동성,

황소의 부리부리한 눈매에 오버랩 된 가족과 사랑이라는 단어가

장차의 모성을 자극했나보다. 

 

 

 

 

 

 

옆에 바로 붙은 건물에 찻집이 하나 있었다.

 

해가 길어졌다고는 하나 서해대교를 지나 태안까지 갈길은 먼데

뉘엿뉘엿 떨어지는 햇살을 바라보며

동십자각 아래 건널목을 건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