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정초부터 계속 눈이 내린다. 세상이 조용하다.
바깥 나들이 대신 마침 일거리 하나를 찾았다. 추위가 오기 전에 묻을 무는 땅에 묻고 남은 무가 있었다. 더 두면 아무래도 바람이 들것 같아 무말랭이를 하기로 했다.
모처럼 날이 개기에 노니 염불한다고 아침나절 내내 썰어 데크에 두었더니 또 눈보라가 친다.
지나가는 눈구름 사이로 한줄기 햇살이 쏟아진다. 눈 대신 내일은 소한 한파란다.
얼었다 녹았다 마르면서 겨울 무말랭이는 절로 맛이 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