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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春)

봄의 미각

 

 

두릅나무라고도 하고, 엄나무라고도.

전라도에서는 벙구나무라고 한다는데...

 

충청도 여기선  

두룹나무, 개두릅나무, 벙구나무라고 한다.

학술적으로는 나도 잘 모르겠다.

 

 

 

  

첫 순을 따서, 살짝 데쳐서, 참기름 한방울. 

나물을 하면

때론 초고추장에, 

쌉싸름하면서 달보드레한 맛... 샛파란 초록 빛깔이며

봄 기운이 입안에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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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이다. 버갯속 영감과 건너편 밭에 나란히 앉아 여기저기 울타리

삼아 갓 심은 벙구나무를 보고 나눈 대화가 새삼 생각난다.

나는 '버갯속영감 교유기'에서 이렇게 썼다.

 

 

울타리                                                                                 (26회)


  “멀리서 보니께...”

  영감이 정적을 깼다.

  “용구새가 지대로 되었슈.”

  영감은 지붕의 용마루를 보고 말했다.

  저 밑으로 우리 집이 한눈에 들어왔다. 양쪽 용두 사이에 용마루가

 흐르고 귀마루가 멋을 부리며 막새가 가지런히 굴곡을 이루었다.

  “기와집은 저게 예쁘야 한다쿠데예.”

  “그렁게 기와집이 어려운기여.”

  “잔소리 깨나 함시러 신경 썼지예...”

  “허허, 모텡이에 벙구나문 원제 심었다나? 근디 대나문 집 뒤에

  심지마랑께. 거 참, 말 안 듣네그려.”

   갑자기 화제가 바뀌어 나를 긴장시켰다.

   영감은 봄에 심은 참두릅나무를 이제야 보았다. ..... 

 

 

그 벙구나무 순이 봄의 미각이 되었다.

쑥과 냉이를 지나, 돈나물,민들레,머위,돌미나리,고사리,달래 그리고

옻나무 순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게 흙과 더불어 사는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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