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가게 (2) 썸네일형 리스트형 대박을 수박끈으로... 홍시도 홍시지만 초가을 우리 시골의 서정은 역시 박이다. 올해 박이 두 개 열렸다. 여름이 익어가자 하루가 다르게 배가 남산만하게 불러온다. 대박 조짐이다. 처마밑에 녀석은 데크 난간에 닿아 걱정을 덜었으나 뒤안에 능소화 가지를 타고 올라간 놈이 문제다. 지 무게에 금방이라도 우지끈 뚝 끊어져 떨어질 것만 같다. 생각난 게 비닐 수박끈. 읍내 과일가게서 얻어온 것이다.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 간신히 매달았다. 농촌에 살면 별 걸 다해야 한다. 귀촌일기- 모과 봄에 분홍빛 꽃 피고 여름에 파랗게 자라더니. 가을엔 금빛 용이 되었다. 모과는 애써 따지 않아도 익으면 절로 떨어진다.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