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동밭'이라 이름을 붙인 동쪽편 짜투리 밭은
말이 그렇지 그리 작은 밭은 아니다.
봄에 고추를 심었으나 옆 둔덕에 심은
다섯 포기의 맷돌호박 덩굴의 서슬에 눌려
여름내내 제대로 숨도 쉬지 못했다.
양파를 심기 위해
고춧대를 뽑고 호박 줄기를 걷어내는 마당에
아직도 맷돌호박이 나온다.
그동안 눈에 띄지않던 호박이다.
읍내 모종아지매한테서
자주양파 모종 석 단을 샀다.
15.000 원.
흰양파 모종 한 웅큼을
덤으로 주시더라.
책책 심은 감이 없진 않지만 심어 보니
석 단으로는 어림 턱도 없다.
내일 읍내 나가서
석 단은 더 사야겠다.
해마다 굳이 자주양파를 심는 건
내나름의 차별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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