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나는 몸무게를 이기지 못했다.
간밤에 박이 떨어졌다.
몇개 열린 박 중에 제일 큰 박이다.
사라진 대박의 꿈보다
떨어질 때 난 상채기에 맘이 아프다.
오호 통재라! 박이여!
모두 내 탓이로다.
받침대를 해주려고 수박 비닐끈 준비까지 해두었는데
하루를 못기다린 것이다.
박이 떨어진 다음에 비로소
박들의 안전 점검과 종합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당장 긴급한 게 쌍박이다.
나란히 쌍둥이이기에
줄기가 지탱하는 무게가 만만치않을 게다.
세상사가 어디라고 다를소냐.
매양 이렇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도
아니 고침보다야 낫겠지.
이럴 때 흔히 하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