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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스 위의 수선화(5)-귀촌 설명회

 

 

창밖에서 후두두둑 하는 소리가 무얼 뜻하는지 안다. 새벽녘에 두어번 굵은 빗방울이 처마

가생이를 두드리며 지나갔다. 

켜둔 라디오에서 마침 귀촌설명회 연사들의 이야기들이 차례로 나온다.  모두 귀촌 귀농에

성공한 분들이어서 말씀들도 잘 하신다. 천편일률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글쎄 귀촌.  자연

친화, 흙에 대한 애정 그리고 사람이다.

 

 

 

 

촉촉히 내린 비에 열무와 강낭콩 새싹이 땅에서 치솟고 고추,오이,가지,토란,옥수수 잎새가

파랗게 하루밤새 생기가 돈다. 마른 땅에 물 열 번 주느니 비 한 번 제때 오는 게 백번 낫다는

것을 안다.  남은 토란 모종 스무 개는 이웃 누군가에게 주면 요긴할 것이다.

 

비가 잦아든다. 어차피 밭고랑이 질어 밭일일랑 쉬고본다.  캔버스 위의 수선화가 기다리고

있다.

흐드러지게 핀 개나리를 병풍삼아 이제 자태를 뽐내 볼 가. 노오란 물감을 빠렛에 짜내고

조심스레 뭉개 떨리는 붓끝으로 수선화 꽃잎을 살짝 그려본다. 그날의 봄날이 살포시 살아

난다. 그러나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