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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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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춘삼월이다! 뽁뽁이를 걷어내자 창이 밝아졌다. 두어 마리 코다리가 남았는데 겨울은 갔다. 서산으로 해가 지면 내일은 춘삼월이다. 마실 갔던 아낙네는 석양에 돌아오고.
귀촌일기- 마실은 오고 가는 것 감기기운으로 한 사흘 집사람의 마실이 뜸하다 싶었더니 마실을 오신 분. 안마을 박 회장님 댁. 굴에서 꺼내 가린 새끼 고구마 한 상자를 밀차에 싣고 끌고서. 모과차 한잔 하며 무슨 이야기, 사연이 그리도 많은지. 아낙네들은 언제나 아낙네들끼리 통하는 이야기꺼리가 어느 곳엔가에 ..
귀촌일기- 도토리와 상수리, 묵이 되어 돌아오다 창가에 차곡차곡 모아둔 꿀밤. 상수리 나무 밑엔 상수리 열매가 있고 도토리 나무 밑에 가면 도토리가 굴러 떨어져 있다. 흔히들 싸잡아 꿀밤이라 한다. 엎드려 줍다보면 재미있다. 어느새 호주머니가 제법 불룩해진다. 그동안 산봇길에서 모은 상수리를 이웃집에 전해줬더니 오늘 묵이 ..
귀촌일기- 아낙네들 마실가는 이유 아낙네들의 마실은 여러 면에서 효용 가치가 있다. 전화로 오래서 갑자기 가는 마실도 있지만 심심풀이 무심코 간다. 하도 다니다 보니 뉘집 냉장고 안까지 훤하다. 사람이 마침 없으면 가져간 걸 넣어두고 와설랑 나중에 이만코 저만코 사연일랑 풀면 된다. 룰루랄라 오가며 코에 바람도..
귀촌일기- 농촌 아낙이 눈물 찍는 사연 밭에 약제를 살포하거나 물을 주기 위해서 큰 물통을 싣고 갈 경우 긴 호스를 풀었다가 당겼다가 하면서 잡아줄 조수가 필요한데 아낙네 몫이다. 경운기 적재함 꽁무니를 발판삼아 손잡이될 만 한 걸 붙잡고서 선채로 한 사람 정도는 딸려가듯이 비집고 타고 갈 수 있다. 뒤따라 터덜터덜..
귀촌일기- 고구마 순 심는 아낙네들 어스럼 달빛과 밝아오는 여명이 어우러진 새벽 다섯 시. 우리집 뒤에 버갯속영감네 밭 가는 트랙터 엔진 소리가 요란타. 오늘 고구마 심는다는 말은 어제 전해들었다. 곧이어 아낙네들이 몰려왔다. 나이 드신 '재덕엄마' 빼곤 하나같이 얼굴을 철저히 감추고 있어 도대체 누가 누군지 모..
귀촌일기- 전동카가 만드는 우리 농촌 풍속도 햇살 따가운 봄날, 철저히 눌러 쓰고 가려서 앉아있는 뒷모습 만으로 누군지 모른다.. 농촌 아낙네들의 연륜은 걸음걸이에서 나온다. 앞으로 꾸부러졌느냐 뒤로 제껴졌느냐 차이는 있으되 허우적대며 걷는 것이다. 전통카가 해결사다. 담부랑 안 뒷방 늙은이에서 벗어나 제법 멀리 떨아..
귀촌일기- 마실 오는 분, 마실 가는 분 집사람의 마실이 잦다. 걷기 운동인지 구분이 안되기도 하지만 등 뒤에 백이 매달려 있을 경우는 마실이다. 오늘은, 읍내 나갔다가 오메기떡과 모시떡을 선물로 받았는데 아예 떡 좋아하는 '떡보' 할머니들에게 제때 나눠줘야 한다며 나선 것. 돌아올 땐 빈 가방이 아니다. 참기름. 표고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