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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봄이... 아무도 보지 않는 곳. 뭘 하는지 손길이 바쁜 곳. 눈이야 오건 말건. 인삼포에도 봄이 온다.
! 그렇군. 법정 스님도 입적하셨구마. 色卽是空 空卽是色이라.
눈 내리는 밤 드디어 봄이 오려나봐. 무서리 내리고 국화가 피었댔지. 밤새 내리려나. 매화에. 배나무에. 장독에도. 얼마나 내리려나. 봄이 지금 문 밖에 있구나.
보아야 보는 건가 비가 왔다. 온기가 오른다. 이른 아침. 매화 나무를 보았다. 하루 새 부풀었다. 터질 태세다. 비가 고맙다. 오랜 만에 바쁘게 만든다. 그렇지. 비가 와야 봄이 온다. 빗방울인가. 이슬인가. 매화 꽃망울을 보시라. 마음으로, 눈 감고.
문을 열다 열흘 만에 돌아왔다. 나는 문부터 활짝 열었다. 현관문, 거실문, 북창, 큰방 문, 서재 문... 거풍이랄가. 그 사이 봄은 바짝 다가왔다. 안개가 걷히자 장독에는 햇살이 곱다. 감자 심을 때가 코 앞이다. 대황리 박 이장에게 빨간 씨감자를 부탁해 두었다.
봄날의 설치 미술 겨울의 마무리. 지금 도내나루는 감태(甘苔)의 계절. 이젠 던져버린 장갑 한 짝에도 봄볕이 따사롭다.
겨울 끝빈가 봄 첫비인가 오늘 이 시간 너무나 아쉬워 창밖을 보네. 봄비가 되어 돌아온 사람. 비가 되어 가슴 적시네. -'봄비' 중에서
겨울의 끝 명색이 서재. 내 공간이다. 그런데 조금 산만하다. 제멋대로다. 여간해선 그대로 놔둔다. 털고 쓸기가 꼭 귀찮해서만은 아니다. 쓸데없이 털고 쓸어온 지난 날들이 이제사 새삼 피곤하다. 밀쳐놓기도 하고 포개놓기도 하고 그냥둔다. 그게 맘 편하다. 겨울이 길다. 봄. 마침 봄 찾아 오시는 손님이 있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