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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봄...봄바람 울타리의 개나리가 피기 시작해야 봄이다. 봄 맛이 난다. 돋아나자 마자 머위는 꽃이 먼저 핀다. 노랑 민들레는 아니 보이고 흰민들레가... 노란 뱀딸기꽃. 봄은 여인의 발걸음에 있다. 읍내 복지관으로 오늘부터 공부하러 간다. 마을버스로 등교했다. 나는 끝날 무렵 복지관 정문에서 느긋하게 기다렸다. 봄 봄
봄은 어디서 오는가 춘분이다. 봄은 매화로부터 온다지만 나에게 마음의 봄은 이미 왔다. 대청소.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몇년동안 미뤄왔던 비닐하우스 정리 정돈... 오늘도 하루종일 하우스 안에서 살았다. 여러날째다. 서두를것 없다. 새 달이 되면 시작할 모종작업 공간부터 마련했다. 미니 보온온상 자리다.
씨앗 뿌리고 모종 심고 지난 가을 비닐 거름부대에 싸서 현관 안 구석쟁이에 던져두듯이 겨우내 보관했던 물건. 야콘과 토란 종자다. 오늘 살며시 입구를 열어보았더니 아니나다를까 뇌두에 싹이 돋아났다. 새싹을 보니 때가 되었음을 새삼 알겠다. 모종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그동안 씨오쟁이에 간수해오던 이런저런 종자들을 꺼내 놓았다. 모종을 만들어 심을 것도 있고, 밭에 바로 직파해야 하는 종자도 있다. 아직 봄같지 않은 봄, 새벽에는 영하로 내려가는 날이 더러 있다. 앞으로 한 보름쯤 지나야 봄이 제대로 왔구나 할게다.
앗! 수선화 어제 내린 눈... 잔설이 남았는데 처마밑 양지녘엔 수선화가... 봄이 오긴 오나보다.
개나리,산수유,납매...오늘은 입춘 앞산 솔밭에 그 많은 소나무 틈새 산수유나무가 한 그루 있다. 실은 생강나무다. 산수유나무와 생강나무는 꽃 모양새가 판박이로 닮아서 전문가가 아니면 구별하기 힘들다. 서울 어느 분이 가르쳐 주셔서 나도 지난해서야 비로소 알았다. 아침 운동 다녀오는 길에 생강나무 가지 하나를 잘라 개나리 화병에 꽂아두었다. 납매는 며칠 전 꽃이 피었고, 개나리가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산수유 아닌 생강나무 노란꽃이 곧장 자태를 드러낼 거다. 창가의 화병은 이미 봄이다.
창가에 개나리
비가 온다...달래무침 그젠 함박눈. 어제가 대한이었다. 오늘 비가 내린다. 비가 내리면 내릴수록 하루하루가 다르게 날로날로 봄이다... ... 달래 초무침이 식탁에. 밥상에 봄맛이. 봄이 성큼.
歲寒然後知松柏之後凋...배추는 살아있다 ‘겨울이 되고서야 소나무와 측백이 시들지 않음을 알게 된다'고 했다. 어디 송백뿐이랴. 겨울 채마밭에 배추. 지난 가을 김장배추가 그대로 남아 푸르름을 뽐내고 있다. 영하 10도를 넘나들던 맹추위가 그동안 몇 날 며칠이던가. 봄날 식탁에 봄동 겉절이.... 그리고 노란 배추꽃 필 때를 기다려 삼동설한을 넘길 태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