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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갯속영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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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갈대숲이 사라졌다 16년 전, 2003년 내가 도내리에 집터를 장만해 집을 짓고 있을 때 이 마을에서 28년 이장을 하셨던 분(버갯속 영감)이 '이 골짜기를 어떻게 알고 찾아오게 되었냐?'고 아주 신기하게 생각하면서 몇번 되물었다. 충청도 오지 중에 오지, 도내리 중에도 안도내, 육지의 끝이었다. 그 바로 이태 ..
귀촌일기- 가뭄...감자밭에 물을 주었다 요즘 대단한 가뭄이다. 작물을 심는 건 농부지만 기르는 건 자연이다. 하늘이다. 우리집 바로 뒤 버갯속영감님댁 마늘밭에서 이른 아침부터 스프링 쿨러 소리가 들려온다. 이맘 때 마늘밭에 물을 주는 건 두 가지 이유다. 비대기를 맞아 땅 속에 마늘을 튼실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마늘밭 ..
귀촌일기- 로컬 푸드? 로컬 푸드니 스로우 푸드니 하면서 한동안 대단하게 요란하더니 요즘 들어 수꿈해졌다. 내가 아는 로컬 푸드란, 농산물의 생산자가 소비자까지 하룻동안 걸어서 전달할 수 있는 거리 즉, 반경 50km 이내에서 재배된 식재료를 말한다. 식품의 신선도가 높아지고 가격은 낮아진다. 이른 아침..
귀촌일기- 마늘쫑 따는 여인 마늘쫑이 혈압 당뇨 복부비만에 좋다나 어쩐다나 하며 요즘 인기 폭발인듯. 마늘 쫑대가 올라올 무렵 볼록한 씨방 부분을 가위로 잘라주면 20% 가량 마늘을 증산할 수 있어 온동네 마늘밭이 비상이다. 잘라낸 마늘쫑대 윗 부분은 질겨서 먹기 힘들어 자르는 순간 미련없이 버린다. 마늘쫑..
귀촌일기- 옥수수 100개 누가 먹나요? 어제 버갯속 영감님댁에서 주신 옥수수 모종을 심었다. 모두 50개다. 옥수수 한 그루에 두 개씩 만 열려도 100 개. 옥수수 심는다 해서 옥수수만 심는 게 아니다. 감자밭 고랑에 잡초가 오다가다 눈에 그슬려 괭이로 긁어내고 뽑아주었다. 저녁 무렵에 누렁호박 모종 2 개, 오이모종 4 개가 ..
귀촌일기- 감자 심는 날 어쩔도리가 없어 지난 한햇동안 묵혔던 밭이 변했다. 쑥대밭이 감자밭이 되었다. 이웃의 도움이다. 버갯속영감님 댁 김 계장과 안마을의 젊은 하씨네 부부가 발벗고 나서주었다. 다같이 서로 바빠서 때맞춰 품을 내기가 쉽지않은 농번기다. 퇴비 거름을 흩고 트랙터로 갈아 이랑을 내서 ..
귀촌일기- 봄맞이 환경미화 그런데, 너무 잘라버렸나? 울타리삼아 심었던 시눗대. 15년 묵은 시눗대가 아깝지만 막상 자를려니 골칫덩이. 요즈음에야 옛날처럼 어리숙하게 집을 짓지도 않는데 '뿌리가 구들장을 뚫고 오른다'며 시골사람들은 집 주변에 시눗대가 무성히 자라는 걸 싫어한다. 바람이 불면 잎새가 비비..
귀촌일기- 그 시절...무말랭이의 추억 예년에 비해 늦긴 했지만 무말랭이를 만들었다. 초겨울의 햇살이 무말랭이에 아주 좋다. 올해 무말랭이 무는 내가 농사를 지은 게 아니다. 버갯속 영감님댁 무다. 날씨가 영하로 곤두박질 친다기에 급히 뽑아왔던 것이다. 서둘러 뽑아오지 않았더라면 이나마 올해 무말랭이는 없다. 해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