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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갯속영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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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세 할머니가 겨울 냉이를 캐는 사연? "허두 갑갑혀서 나왔쓔. 집에 있어야 뭘 혀." 묻지도 않았는데 옥향 할머니는 나를 보더니 대뜸 말했다. 우리집 뒤 구도항 바닷가쪽 언덕바지 버갯속영감님네 고구마 심었던 밭에서 열심히 냉이를 캤다. 겨울 냉이 뿌리에서 나는 향이 그저그만이다. 지난 첫 추위가 길었다. 오늘따라 확 풀렸다. 다음 주에 소한 대한에 맞추어 강한 한파가 닥친다는 일기예보. 그러나 마음이 봄이면 봄. 89세 청춘의 봄은 겨울이 갑갑하다.
반갑다 <버갯속영감> 이번에 서울 갔다가 손녀의 서가에서 발견한 . 반가워서 꺼내보았더니 책갈피를 접어가며 열심히 읽었던 흔적이 있다.
단감과 사탕감... 귀촌의 소소함에 대하여 매사에 시시콜콜 분석하고 따지는 성향이 아닌데다 세월이 갈수록 그게 싫다. 그렇커니 하고 지나가는 편이 편하다. 오늘 안마을 버갯속영감님댁에 갔더니 90세 '버갯속할머니'가 조금 전에 아들이 사다리에 올라가서 '사탕감'을 잔뜩 땄다며 비닐봉지에 가득 담아 주시더라. 여기 충청도 지방에선 단감 대신 사탕감이 대세다. 이웃 아주머니도 우리집 단감나무를 으레 사탕감나무로 알고 있다. 며칠 전에 내가 단감을 따고 있는데 "올해 사탕감 많이 열렸슈!..." '사탕감'에 힘주어 방점을 찍으며 한 말씀하고 지나갔다. 귀촌 17년이 되도록 사탕감을 맛 본 기억이 없는건 우리집에 단감이 있는데 굳이 사탕감에 관심을 둘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오늘 마침 잘 됐다. 단감과 사탕감이 어떻게 다를까? 모양과 크기, 맛은? 사탕..
숙원사업...비닐하우스 지붕씌우기 일도 일 같지 않은 일이 있다. 그러나 하찮은 일이면서 스스로 할 수 없으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우리집 찢어진 비닐 하우스 비닐 덧씌우기 작업이 그렇다. 길이 10 미터 남짓에 폭 5 미터 크기의 우리집 비닐 하우스. 아주 소형이다. 내가 할 수 있다면야 이까짓 하루 아침에 해장꺼리도 안..
귀촌일기- 춘분, 수선화를 보니... 이른 봄, 겨울을 지나 맨땅에서 피는 꽃 치곤 수선화는 빨리 피는 꽃이다. 수선화꽃을 보면 버갯속영감님이 생각난다. 우리집 마당에 수선화는 버갯속영감님이 가져다주신 거다. 뒤란 수돗간 주변에서 초여름에 피는 난초도 마찬가지다. 배롱나무 백일홍, 대추나무, 소사나무, 대나무 분..
귀촌일기- 농심, 해는 짧고 할 일은 많다 단촐한 두 식구에 겨우살이 준비가 뭐가 그리 대단하랴. 외면하고 안해도 그만이나 농심이란 그런게 아니다. 밭에서 놀면 이런저런 소득이 생긴다. 더더욱 가을 햇살은 보약이라 했다. 둘러보면 자잘구레하게 남은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오늘 빨랫줄에 무청 시레기가 갑자기 늘어나 건 ..
귀촌일기- 86세 할머니의 첫 일과는? 아침 산봇길에 만난 버갯속영감님네 할머니. 오늘도 첫 일과는 '퇴끼풀' 뜯기. 토끼가 좋아하는 풀들을 낫으로 베어 한 부대 가득 밀차에 싣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 없으면 우리집 토끼는 누가 먹일고?"
귀촌일기- 햅쌀 이름은 '해담' 쌀 종류에는 '삼광'이니 '새일미'니 '대보','새누리','수안','친들' 등 정부비축용 공공수매 품종이 있는가 하면 단위 농협의 자체 수매 품종이 있다. 분식 장려 한다며 토요일은 밀가루 음식 먹는 날로 정하고, 농가 막걸리 도 쌀은 금지되었다. 4,50년 전, 모내기철 즈음에 기찻길을 달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