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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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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땅콩 밭의 농부 이런 무더위는 처음이다. 5월인데... 폭염이다. 쉬라구요? 밭둑 아랫쪽을 내려보았더니 이웃 아주머니다. 땅콩밭을 가꾸는 농부의 손길은 한시 반시 쉴 틈이 없다.
5월, 농촌은 다들 바쁘다 온 마을이 남정네는 남정네대로, 아낙네는 아낙네대로 다들 바쁘다. 5월은 농번기... 나만 바쁜 게 아니다.
오늘은 기른 모종, 어젠 사온 모종 그저껜 찰옥수수 모종을 심었다. 하우스 보온 온상에서 자란 모종이다. 옥수수 모종이 자리를 빼주니 훌빈해 졌다. 어제는 읍내 모종가게 사온 대파 모종을 심었다. 모종판에 촘촘히 박혀 짐작컨대 갯수가 300 개쯤 된다. 오늘은 야콘 모종을 심었다. 지난해 야콘 뇌두를 잘라 겨우내 보관해두었다가 한달 전에 모종을 만들었다. 그동안 잘 자랐다. 140개다. 작년 300개에 비해 줄었다. 늦은 시간에 울타리 강낭콩 모종을 내다 심었다. 기른 모종, 사온 모종을 번갈아 심는다. 빗방울이 떨어졌다 햇살이 났다 바람 불고 하루종일 어수선한 날씨다. 어느새 5월 초하루. 내일은 읍내 모종시장에 나갈 차례. 대호박, 박, 오이, 가지, 토마토, 파프리카... 그리고 미인고추 모종을 사올 예정. 바쁘다 바뻐!
서울 다녀왔더니... 성큼 소나무 숲 오솔길에서 진달래를 꺾어들고 산봉우리에 급히 올라 구름에 앉아보니 수많은 촌락이 여기저기 널려 있네. 안개와 노을, 빛나는 햇살은 비단을 펼쳐놓은듯 거뭇하던 들판에 봄빛이 완연구나... 상춘곡의 끄트머리 부분이다. 울긋불긋 봄은 초록으로 말한다. 거뭇거뭇하던 세상이 온통 푸르다. 어느듯 신록이다. 5월이 성큼.
바람 부는 날엔 할 일이 따로 있다 왠 바람이 이렇게 분다나? 하루종일 바람이 혼을 뺀다. 어제 모종시장에서 사다둔 모종을 심어야 하는데 밭에 내려갈 엄두가 안난다. 5월 첫날이고 해서 마당에 풀을 깎았다. 올해 첫 미화작업이다. 어수선했던 마당이 시원해졌다. 개운하다. 앞으로 열 번은 깎아야 한 해가 간다.
귀촌일기- 5월의 마지막 날 새벽에 밤새 누군가가 두고 간 완두콩.
귀촌일기- 남정네가 준비하는 아침밥상 지난 해 어느날, 우연찮게 집사람이 끓는 물에 팔목 화상을 계기로 아침 밥상을 내가 준비하게 된 것이 다섯 달이 넘었다. 매일같이 한번도 안거르고 맛 있다는 칭찬에 이젠 완전히 코가 꿰었다. 재미삼아 하루에 한 끼 정도야. 특히, 후식으로 만든 사과찜이 맛있다.
귀촌일기- 버찌와 산딸기, 신록은 가고 녹음이 온다 앞산 솔밭길은 삼림욕장이라 할 만 하다. 언제 이런 길이 있었나 싶도록 일년 내 가야 스치는 사람 하나 만나지 않는 내 전용이다. 나는 하루에 두세 번 이 길을 오간다. 오늘 보니 하늘에는 익어가는 버찌가 있고 땅에는 산딸기꽃이 피었다. 5월이 가고 유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