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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
11월 끝자락, 비가 내린다 간밤부터 주룩주룩 종일토록 비가 내리더니 저녁 늦은 무렵에야 서쪽 하늘 구름 틈새로 햇살이 보였다. 11월의 마지막 날... 무심코 지나가는 가을의 아쉬움을 달래 주려는 자연의 배려인가? 아니면 12월의 서막을 여는 환희의 표징인가?
11월, 가을은 요란하다 우리집 동쪽으로 박 회장네 밭이다. 올가을엔 팥을 심었다. 팥 타작하는 엔진소리가 이른 아침부터 요란하다. 집 뒤 바닷가쪽엔 버갯속영감님댁 생강밭이다. 생강 따는 아낙네들 소리가 하루 종일 왁짜하다. 남정네는 생강부대를 생강굴에 가져다 나르기에 바쁘다. 아랫집에서는 언덕바지 아래 포크레인으로 성토작업 공사판이 벌어져 있다. 나는 비닐 하우스에 앉아 며칠 전에 꺾어두었던 토란대를 깠다. 오늘은 11월 초하루다. 다들 가을걷이에 바쁘다.
2020년 가을 마무리 제나 저제나 끝낼가 달막거리며 붓을 들었다 놓았다 했다. 다시 보면 볼수록 뭔가 미진한 캔버스 화폭. 11월이 가기 전에 싸인을 하고 말았다. 나중에 다시 고칠 땐 고치더라도... 초가을 앞뜰 도내수로.
"무슨 가을비가 이렇담?"
귀촌일기- 올가을의 <마실 패션> 도내리 오솔길도 가을맛이 난다. 바람이 불고 금세 추워졌다. 곧 11월이다. 환절기. 잠깐 나들이 마실에 바람막이 조끼라도 갖춰 입어야 한다.
귀촌일기- 비 오는 날의 마당 풍경 그쳤다 왔다 비가 온다. 이렇게 하루 종일 온다. '스케치 북에 담은 결실' 보이는대로 손길 가는대로 한 장 그려보는 것도 촉촉하게 가을비 내리는 날의 묘미.
귀촌일기- 민들레, 달맞이꽃, 개망초, 메꽃 그리고 봄까치꽃 아쉬운 듯 가을은 머물고 싶어도 겨울이 한사코 비켜라 하네. 11월은 가을과 겨울의 징검다리. 징검다릴 두 개나 훌쩍 건너뛰어 봄까치꽃이 피었다. 아니 벌써. 계절은 가는 듯 다시 오고 멀리서 손짓한다. 산야의 풀꽃이라고 모두 연약한 게 아니다. 무서리가 내리는 지금까지 이른 봄부..
귀촌일기- 동치미 담그기 준비 동치미 담글 김치통을 가셔놓는 일이 먼저다. 돋아난 햇살을 틈타 밭에서 무를 뽑았다. 하루종일 찌뿌둥했던 하늘에서 드디어 빗방울이 듣는다. 이럴 때가 아니다. 무밭에서 긴급 철수다. 마당에 펼쳐놓은 무 말랭이 때문이다. 꾸들꾸들 말라가는데 비를 맞치면 산통. 들숨날숨으로 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