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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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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동 무...오늘 처음 캤다 현관 안에 비닐 거름부대로 둘둘 말아 두고서 겨울내내 먹던 무가 드디어 싹이 나기 시작했다. 바람마저 들었다. 바람이 든 무는 푸석푸석해서 먹을 수 없다. 내다 버렸다. 초봄 이맘때를 대비해서 동쪽 밭 귀퉁이 땅에 묻어둔 무가 있다. 월동 무다. 오늘 캤다. 싱싱하다. 필요할 땐 손으로 볏짚을 헤집어 슬슬 캐 내면 된다. 무 걱정은 덜었다.
'첫추위에 떨면 삼동 내 춥단다...' '옷 따시게 입으래이... 초동에 얼모 삼동내내 춥데이...'. 옛 어른들이 입버릇처럼 하시던 말씀이다. 가을비가 한바탕 지나간 뒤라 더 춥다. 부랴부랴 바람막이까지 덮쳐입어도 절로 움추려들고 목덜미와 소매 끝이 썰렁하다. 바깥 처마밑에 있던 호박들도 엉겁결에 현관 안으로 일단 피신시켰다. 추위를 타는 애호박 몇 개는 잘라 말리는 작업을 했다. 따다 두고서 미뤄왔던 일이다. 밭고랑에서 하는 추수야 끝났지만 가을걷이 마무리는 끝이 없다.
귀촌일기- 봄비, 납매 화분의 외출 거실 창가에서 한겨울을 보냈던 납매. 봄비 맞으러 잠시 마당에 나갔다가, 현관 구아바 나무 아래로 되돌아왔다. 아직 춥다.
귀촌일기- 구아바 차, 구아바 월동대책 며칠 전 비가 온 뒤에 영하로 떨어져 살얼음이 얼었다. 구아바 화분은 여름내내 마당 가운데 있었다. 구아바는 아열대 식물이라 겨울을 나기가 어렵다. 땅에다 정식을 할 수 없어 화분에서 키워야 하고 월동은 실내에서 해야한다. 다소 번잡스럽긴 하지만 느지막한 어느 가을날 구아바 두..
귀촌일기- 오늘 첫얼음이 얼었다 2012년 11월 17일 2013년 11월 14일 2014년 11월 15일 2016년 11월 18일 2017년 11월 12일 지난 귀촌일기를 들춰보니 첫얼음이 언 날들이다. 올겨울 첫 얼음은 늦은 편이다. 설마설마 하다가 막상 첫얼음을 보면 갑자기 마음이 바빠진다. 진즉 가져가라 가져가라 했는데 추위가 코앞에 닥쳐서야 어제 버..
귀촌일기- 야콘 뇌두, 씨토란 겨울보내기 밭에 심으면 금방이라도 싹이 돋을 것만 같다. 야콘의 뇌두, 씨토란의 촉. 그러나 지금은 영하의 날씨. 동토. 내년 춘삼월. 얼었던 밭이 풀리면 새파란 모종으로 태어날 것이다. 현관 구석진 곳. 씨오쟁이 까만 비닐 봉지 안에서 새봄을 기다린다.
귀촌일기- 올해 야콘 농사 뒷이야기 굳이 핑계를 대자면, 한창 자라나야 할 그 때 계속된 폭염에 가뭄에, 올해 야콘 농사는 별무 신통이다. 야콘 농사만큼은 하는 자만심에 올핸 신경을 덜 썼더니 역시 덜 쓴만큼 나온 결과다. 농부는 굶어죽어도 씨오쟁이는 베고 죽는다 했거늘 어쨌거나 내년에 대비해야 한다. 야콘 뿌리에 ..
귀촌일기- 하루가 짧다, 농부의 작업장 풍속도 살그머니 열어보니 싹이 돋았다. 토란 종자와 야콘 뇌두 말이다. 겨우내 얼지 않도록, 마르지 않도록 비닐 봉지에 넣어 현관 안에 간수해 두었는데 바깥으로 꺼냈다. 모종 작업은 드디어 어제 토란부터 시작이다. 비닐하우스 작업장에 비로소 활기가 돈다. 큰 컵포트에 상토를 채운 다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