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여름

(13)
귀촌일기- <무정>, 1920년대의 소설 읽기 올여름 초다듬에 어쩌다 <상록수>를 읽기 시작한 게 계기가 되어 <순애보>, <흙>을 읽었다. 1930년대 우리 농촌을 주제로 한 문화 계몽소설들이다. 당시 우리나라 인구는 2천만 명. 그 중 농민이 8할. 하루 땟거리 찾아 먹기 힘들게 못살았지만 순박했던 그 당시 시골의 풍정이 ..
귀촌일기-능소화 필 때면 능소화의 전설이 본래 그래서 그런지 축 늘어진 가지에 꽃이 피어 내려오면서 한편으로 아무렇게나 땅에 툭툭 떨어진 꽃잎들을 보노라면 웬지 쓸쓸하다. 지금은 불타는 계절 한여름 초입인데도 말이다. 오동잎 지면 가을이라더니 능소화 피면 가을이 가깝다는 걸 안다.
귀촌일기- 백도라지,청도라지,박덩쿨이 있는 여름 박이 4미터나 자랐다. 처마 밑을 따라 좌회전으로 방향을 틀었다. 박 덩쿨이 여름을 향해 달린다. 하얀 박꽃이 하얀 달빛 아래 푸르게 피어날 때면 한여름 될 것이다. 도라지 밭에는 백도라지, 청도라지 도라지꽃이 피었다.
귀촌일기- 농부의 여름 보내기 땀에 젖은 옷을 갈아입는 횟수가 늘어나고 수돗간에서 물을 끼어얹는 것도 하루에 세 번이나 되면 한여름이다. 장마전선이 오르락 내리락하는 요즈음에는 내려쬐는 햇살도 햇살이거니와 땅에서 솟아오르는 지열이 턱턱 숨을 막는다. 움직이면 땀이다. 11시부터 세 시까지는 괭이를 놓고 ..
귀촌일기- 새참 라면의 골든타임 요즘 툭 하면 골든타임이 어쩌고 저쩌고 하니 단어 하나도 유행이 있나보다. 말 그대로 풀이해서 황금시간, 놓쳐서는 안 될 바로 제때라는 뜻인데 같은 말이라도 골든타임 운운 하면 퍽 유식해 보인다. 내가 먹는 새참 라면도 때가 있다. 너무 일러도 맛이 덜하고 늦으면 저녁 밥 맛이 떨..
귀촌일기- 박 농사 그런데, 박 모종을 심을 때면 왠지 긴장이 된다. 해를 거르지 않고 박을 심는 까닭은 처마밑을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한여름의 운치 때문이다. 귀촌한 초장에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주렁주렁 열렸던 박이, 어느해 부터인가 슬금슬금 부실해지더니 급기야 최근 몇 해는 박 농사랄 것도 ..
귀촌일기- 대박은 따로 있다, 겉 다르고 속 다른 박? 뒷마당 노천에 그대로 달려있던 박을 땄다. 봄맞이 환경 미화를 겸해 마른 줄기와 함께 걷어버린 것이다. 땅에 떨어져 나둥그러진 품새 하며 제멋대로 쭈그러져 볼품이라곤 어디에도 없었다. 걷어차버리기에 딱 좋은 모양새다. 내친 김에 박을 잘라보았다. 말라 비틀어진 주제에 딱딱하..
나를 즐겁게 하는 것들,풋고추 그리고... 풋고추가 나를 즐겁게한다. 생된장에 찍어먹는 풋고추. 때마다 먹어도 맛있다. 풋고추. 보리밥에 풋고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