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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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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가을 가뭄이라며 비를 기다리기는 했어도 하늬바람을 동반한 가을 비는 어수선하다. 을씨년스럽다. 아침나절에 밭에는 캐다 만 토란이 있었다. 해질녘에 온다던 비가 갑자기 쏟아진다. 주섬주섬 비 설거지가 발걸음을 재게 한다. 비닐 하우스가 붐빈다. 한바탕 가을 비가 지나고 나면 곤두박질하는 수은주 따라 바짝 겨울이 다가선다.
알토란...토란농사 중간 보고서 서리가 내렸다. 입동을 지나자 하루 하루가 다르게 무서리가 된서리가 된다. 일기예보에 비가 온단다. 가을비는 겨울을 재촉한다. 기온이 뚝뚝 떨어질 것이다. 초겨울의 문턱이다. 농심은 절로 바빠진다. 며칠 전, 토란대도 자를 겸 맛 배기 토란을 캐봤더니 토란이 튼실했다. 알토란으로 잘 영글었다.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캐기로 했다. 토란대 토란 잎이 무성하다 해서 토란 알맹이가 반드시 굵은 건 아니다.
말리는 계절...가을 가뭄 가을은 건조하다. 보름 전에 밭에서 잘라다가 꾸들꾸들 말려 껍질을 벗겨 두었던 토란대가 하우스 안에서 시원스럽게 바싹 말랐다. 겨우내 먹거리 저장 마무리다. 당분간 비 소식이 없기에 호스를 길게 끌어내 양파 밭에 물을 주었다. 밭둑에도 물을 주었다. 얼기설기 뿌렸던 봄동 시금치 씨앗이 밭둑에서 싹 트기를 기다리고 있다.
토란대, 껍질 벗기기
토란대 수확 개시, 첫날 엊그제 비에 기온이 뚝 떨어졌다. 덥다 덥다 하던 때가 바로 얼마전인데 이제 곧장 뭇서리가 내리고 찬바람에 얼음이 얼게 될 것이다. 토란 밭에 토란대를 서둘러 수거해야 한다. 벌써 이파리가 누릿누릿 하다. 땅 속에 있는 토란은 가을 햇살에 비대기를 거치며 알토란이 되지만, 토란대는 서리를 맞기 전에 쉬엄쉬엄 건사를 해야 한다. 토란대를 잘라, 그늘에서 말려 껍질을 벗기는 과정이 남아있다. 오늘이 그 첫 날.
알토란과 토란대, 농삿꾼의 즐거움이란? 아랫밭 서쪽편 귀퉁이에 토란밭으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예초기를 들고 땀 깨나 흘리며 잡초를 제거했다. 여름내내 긴 장마통에 엄두가 안나 발걸음을 끊었는데 잡초가 제멋대로 우거졌다. 다른 이랑에서 심은 호박 넝쿨이 넘어 들어와 풀 속 군데군데 누런 호박이 딩굴고 있었다. 넝쿨 째 굴러온 호박이라더니 기대하지 않았던 수확이라면 수확. 토란이 내 키 만큼이나 자랐다.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되레 더 잘 자랐다. 올해는 장마가 길어 물을 주는 수고를 덜었다. 초봄에 씨토란을 심기기 전에 퇴비 밑거름을 두둑히 했던 게 주효했다. 토란. 해마다 심는 작물이다. 토란탕에 알토란도 알토란이지만 육개장에 토란대가 더 쓸모가 있다. 식재료로 토란대를 많이 먹는 편이다. 곧 토란대부터 건사해야겠다. 잘라서, 초벌 말리..
가을햇살, 12월 손짓하다
토란 농사 보고서...15kg 15만원 토란 캐는데 쉬엄쉬엄 사흘 걸렸다. 세 바케쓰다. 무게를 달아보니 15키로. 굳이 값으로 따지면야 15만 원 소득이다. 그러나 별도 소득이 따로 있다. 그동안 수시로 잘라서 말려 둔 토란대다. 세상이 달라져 언제부터 인가 김장무 밭에서 무보다 무청 시래기를 알아주듯이 토란밭에서 토란대가 귀한 대접을 받는다. 부드러운 토란대를 알뜰히 거두어 올해 토란 농사 추수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