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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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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함께 한다는 것 토마토, 미인고추, 오이, 파프리카가 모종 티를 벗어나 줄기를 뻗기 시작했다. 지줏대를 세워주고 단끈으로 묶어주어야 한다. 夫唱婦隨라 했던가. 고랑에 잡초 김매기는 저절로 집사람 몫이 되었다. 텃밭이 있기에 같이 밭일을 한다.
가지와 풋고추 "우리가 한햇동안 먹는 상춧값 채솟값만 얼마나 될까?!" 버릇처럼 매양 하는 문답을 오늘도 집사람과 나눴다. 봄 이후 여름을 지나 지금까지 푸성귀를 마트나 시장에서 사다먹은 적이 없다. 텃밭 채마밭이 있다는 장점이자 내가 직접 가꾼다는 이점이다. 입동, 소설을 지나 김장철. 배추 김장무 대파야 지금이 제철이다. 그러나 가지와 풋고추. 무서리 된서리 노지 칼서리에 모양새는 다소 흐트러져도 꿋꿋한 기상이 고맙다. 휘어꼬부라진 가지 하나, 똥짤막해진 고추 한 개에서 신의와 성실을 배운다.
'5G 상추' 재배법 귀촌 16년에 상추 재배에 이젠 도가 텄다. 나의 상추 사랑은 각별하다. 밥상에 갓버무린 상추겉절이가 푸짐하게 놓여있으면 마음이 절로 넉넉해진다. 밭에서 돌아올 땐 소쿠리 안에 상추가 들어있다. 상추 종류도 여러가지라 그때그때 입맛대로 발길 머무는 곳 손길 가는대로다. 미리 따다둘 필요 없이 먹을 만큼만 솎아오거나 아예 통째로 한뿌리를 뽑아온다. 언제든, 수시로... 들락날락... 이것이 텃밭의 재미이자 채마밭의 장점이다. 우리밭에서 일년 사계절 내내 재배되는 작물이 상추다. 눈보라 겨울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5세대, 이제 갓 돋아난 어린 새싹 상추부터, 서너 달 전에 심은 1세대, 이파리가 늙수구레한 치마 상추까지... 흑상추, 적상추, 녹상추, 꽃상추, 청상추, 치마상추가 시계열별로 저마다 대표..
귀촌일기- 병원 검진 결과 보는 날 텃밭...집의 울타리 안에 있거나 집 가까이 있는 밭. 채마밭...채소를 심어 놓은 밭. 텃밭과 채마밭의 차이가 사전에는 이렇게 나와있다. 일부러 씨뿌려 가꾸지도 않는데 철따라 자연이 제공해 주는 자연산 들나물들... 냉이, 웅구, 쑥, 달래, 돈나물, 머위가 마당 여기저기 한켠에 터를 잡고..
귀촌일기- 나는 농부다(1) 세월 가고 나이드니 직업이 뭐냐고 묻는 사람도 없다. 해외에서 돌아올 때 세관의 물품 신고서 직업란에 '농부'라고 썼다. 공무원도 해보고 회사원도 해봤지만 농부라는 직업. 가장 뿌듯하다. 엄동설한 한겨울 텃밭에 이 녀석들이 기다리고 있기에 나는 '농부'다.
귀촌일기- 솎음 상치 겉절이의 맛 하찮으면서 나에겐 큰 즐거움. 텃밭의 효용성을 다시금 알겠다. 채마밭 귀퉁이에 꽃상치 씨앗 한 봉지를 모두 뿌려놨더니 빼꼭하게 상치가 돋아났다. 콩나물 시루의 콩나물처럼. 이제부턴 솎아서 먹을 차례다. 내년 봄까지 슬슬. 잎이 큰 왕상치완 또 다른 맛. 어린 솎음 상치 겉절이. 부..
귀촌일기- 파프리카 계절의 아침 식탁 올해 파프리카 농사는 전혀 뜻밖이다. 해마다 채마밭 구색으로 몇 포기 심는 파프리카라 실은 그다지 기대가 컸던 것도 아닌 한편으로 빨강,파랑 노랑은 고사하고 피망 모양새라도 두 서너개 달려주면 그저그렇커니 하며 별 생각없이 그동안 따서 먹었던 것. 그런데 올핸 다르다. 5월 초..
귀촌일기- 올 농사 계획(2) 백화점식 농사 중간밭 400 평에 씨감자 두 상자를 이미 심어두었기에 여분의 땅이 그다지 크지 않다. 20보 길이 두 이랑이다. 하얀 비닐이 감자 이랑이고, 까만 비닐로 멀칭한 이랑이 앞으로 모종을 심을 곳이다. 모종시장에서 모종이 나오는 5월까지 흙이 단단하게 굳어지지 않도록 까만 비닐을 씌워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