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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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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계장, 수문 위로 올라가다 비가 많이 오긴 왔나 보다. 귀촌 20년에 저수지 물을 바다로 방류하는 건 처음 보았다. 방조제 너머로 갯골이 갑자기 급류가 흐르는 강이 되었다. 여름 장마가 가을 장마가 되었다는 둥 하며 올해 장마가 유별나게 길었다. 여기 충청도를 관통한 건 아니지만 수시로 들이닥친 태풍의 여파가 만만치 않았다. 팔봉산 계곡에서 흘러내린 물을 마을 수리계장님이 도내저수지 수문을 작동해 물을 빼기에 이르렀다. 황금 들판이 코 앞이다.
귀촌일기- 쓰잘데없는 비에 쓰러진 벼 며칠 전 태풍에 이어 잇달아온 이번 태풍이 남쪽지방과 달리 여기 충청도에 큰 피해는 주지않았다. 가을 햇살이 화끈하게 내려쬐면서 나락이 익어가야 할 이즈음에 내리는 비는 논농사 농부에겐 아무작에도 쓸데가 없다. 가을 장마. 비가 오는 것도 아니고 아니오는 것도 아니다. 나에겐 ..
귀촌일기- 월동 상치모종 사온 날의 표정 월동 상치나 심어볼가해서 읍내 나간 김에 모종시장에 둘렀다. 오늘따라 모종아지매가 이렇게 한가한 건 처음 보았다. 아예 장사는 손 놓고 뭔가 생각에 잠겨 있기에 "이러다 밥 굶는 거 아니유?" 하며 농담을 던졌더니, 전대를 보여주며 "걱정마슈."하는 대답이 돌아왔다. 하긴 이른 봄부..
귀촌일기- 생일날 떡집에 가다 일흔두 살이 되었다. 이른 아침에 떡집에 가서 쑥설기를 만들어 와서 동네 분들에게 나누었다. 마침 태풍 링링이 지나가는 시간이라 바람이 쎘다. 따끈따끈할 때 드시라고 가가호호 다니며 나눠드렸다. 내 건강을 걱정해주시는 고마운 이웃들이다. 저녁식사는 태안읍내 야경이 한눈에 내..
귀촌일기- 서재로 출근하다(2) 태풍이 두 개 올라오다가 하나는 일본으로 가고 다른 하나는 중국으로 빠졌다. 상해, 산동반도 쪽의 '레끼마'가 이곳 서해안 충청도에 연 사흘 비를 뿌린 것이다. 오랫동안 가물다가 장마의 뒤끝을 100 미리의 비로 해갈이 되었으나 며칠동안 꼼짝없이 나를 가두어 두었다. 덕분에 <무정&..
귀촌일기- 태풍 지난 뒤 남정네가 하는 일 다행히 태풍이 비껴 지나갔다. 제주에서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이곳 충청도 내포에는 비 좀 뿌리고 바람 스치는 정도였다. 가을걷이를 코 앞에 둔 황금들녘에 10월 태풍은 초미 관심사항. 피해가 없진 않았다. 비바람에 마당의 모과나무 밑에는 모과가 잔뜩 떨어졌다. 나는 모과 줍기에 바..
귀촌일기- 태안반도의 태풍 전야...희비쌍곡선 태풍 솔릭의 눈은 느릿느릿 지금 제주도에. 빨리 태풍이 올라오기를 학수고대하는 녀석들이 있다. 수로가 말라 바닥을 드러내자 물이 있는 수문 근처로 몰려 내려온 물고기들. 베스,붕어,잉어,가물치,민물장어들이 뒤엉켜있다. 수온이 오른데다 산소가 부족한 고기들이 힘겨워 한다. 그..
귀촌일기- "하늘이 이래서 어쩐다나?" 벼 이삭이 펴는 출수기에는 농부가 할 일이 많다. 그 중에서도 논에 물꼬를 대는 일이다. 벼농사 농부들은 새벽부터 저녁까지 온통 저수지에서 산다. 여러 개 가동중인 양수 펌프의 용량이 모자라 지원군으로 동원된 경운기 엔진의 힘을 빌어 물을 퍼올린다. 뚝방에 비스듬히 걸터앉은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