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칠석

(9)
입추를 지나며 이른 아침, 웬일로 앞마당이 소란스럽다. 배나무에서 푸드덕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졌다. 익어가는 단내를 맡고 까마귀 떼가 날아든 것이다. 어제 오늘 하룻새 날씨가 달라졌다. 우수수 바람소리가 스산하기조차 하다. 사방으로 활짝 열었던 거실 창문을 반 쯤 닫았다. 우렁차던 매미 소리도 한 풀 꺾였다. 칠월이라 맹추(孟秋)되니 입추 처서 절기로다. 화성(火星)은 서류(西流)하고 미성(尾星)은 중천(中天)이라. 늦더위 있다한들 절서(節序)야 속일소냐. 비 밑도 가볍고 바람 끝도 다르도다. 가지 위의 저 매미 무엇으로 배를 불려 공중에 맑은 소리 다투어 자랑는고. 칠석에 견우 직녀 이별루(離別淚)가 비가 되어 성긴 비 지나가고 오동잎 떨어질 제 아미(蛾眉)같은 초생달은 서천(西天)에 걸리거다...
기다리는 마음, 달맞이꽃 마당 가생이에 한 그루 달맞이꽃. 열대야에 지쳤나, 새벽의 달맞이꽃. 불볕 햇살에 축 늘어졌다. 오늘이 입추. 이레 뒤 칠월칠석.
귀촌일기- 박, 사랑의 이벤트 칠월 칠석이 가깝다. 해마다 우리집 추녀 밑에서 이벤트가 하나 있다. 박의 만남이다. 양쪽에다 심어 제각각 자라온 두 박 넝쿨이 연리지로 첫 상면을 하는 것이다. 이맘 때 이벤트다. 귀촌의 즐거움 중에 최고봉이다. 올핸 5월 4일 박 모종을 심어 7월 3일 해후했다. 만났으면 다시 제 갈길..
귀촌일기- 박은 칠월 칠석을 기다린다 볼수록 시원하다. 여름 한철...가을까지 박은 우리집의 상징이 되었다. 3 미터 남짓 거리를 두고 해마다 두 포기를 심는다. 똑같은 장소다. 앞마당의 추녀 밑이다. 두 포기가 서로 경쟁을 하듯이 자라나 칠월칠석에 서로 만나는 것이다. 그 때부터 하얀 박꽃이 피고 박이 열리기 시작한다. ..
귀촌일기- 편작인들 가할손가, 뿌러진 박줄기 뙤약볕 허구헌날 칠석날을 기다려 버선발 차고 나와 두손 마주 잡더니 이 연분 어떡할꼬 오호통재라 편작의 신술로 고쳐볼가 장생불사 못하였네 속절없고 하릴없다 간밤에 불던 바람 앗뿔사 이게 웬말인고 심회가 삭막하다 오호애재라
귀촌일기- 견우직녀,박 둘,칠석날 드디어 만나다 사흘 전 97센티 어제 38센티 양쪽에서 자라온 박 두포기가 서로 마주보던 거리다. 오늘 0센티 칠석날 밤 드디어 만났다. 견우직녀는 오늘밤 무슨 꿈을 꿀가.
귀촌일기- 칠석에는 만나려나, 박 줄기의 해후 추녀밑. 양쪽 기둥을 타고 올라오는 박이 있다. 비바람도 아랑곳하지않고 오늘도 총총 발걸음을 서로 재촉한다. 곧 만난다. 칠월칠석. 그날이 기다려진다. 박꽃이 피고 박이 열릴 것이다.
해후 올핸 과연 만날 수 있을가. 칠월 칠석에. 해마다 이런 생각을 하며 씨를 뿌려 싹을 틔우고 어린 모종을 심었다. 3년 전에 딱 한번 만났다. 처마밑을 타고 오르는 박 이야기다. 양쪽 기둥에 매준 줄을 따라 올라온 박 줄기가 처마 한 가운데서 만나는데 그 날이 7월 7일 쯤이어서 구덩이를 파서 어린 박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