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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어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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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산초나무와 요즘 학부모 "여기에 산초나무가 있네요." 뒤따라 오던 딸아이가 말했다. "산초나무라고?" 나는 산초, 제피가루를 추어탕에 먹을 줄 만 알았지 나무가 어떻게 생겼는지 몰랐다. 서울에서 다니러 내려온 딸아이와 산봇길에 나섰던 것. 요즘 매일같이 오가는 솔밭길이다. 여름이면 미꾸라지 잡으러 앞뜰 ..
귀촌일기- 미꾸라지는 어디서 잡노? 도내수로 앞뜰이 요란하다. 모내기 철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농수로 공사. 시멘트 U관 매설이다. 농로도 레미콘으로 포장되었다. 올해 못하면 계속 사업으로 내년에 이어갈 것이다. 이렇던 이 길이 이렇게 변했다. 앞뜰은 나에게 미꾸라지 밭이다. 깻묵에 통발. 미꾸라지 어부..
귀촌일기- 추어탕과 토란대 "미꾸라지 사업 잘 돼유?" "추어탕 맛 좀 뵈 주슈?" "저 위에 포강에 가보슈." "뽀도렁에 물이 흘러야는디... 큰 수로가 나을끼유." 내가 미꾸라지 통발 보러가는 시간이 이른 새벽임에도 뜰에서 오다가다 만나는 동네 사람들의 한결같은 지도 조언에 미꾸라지 훈수다. 우리 마을에서 유일한 ..
귀촌일기- 비가 와야 했던 2가지 이유 오늘 바빴다. 조밀하게 난 김장무 새싹을 솎아주고, 김장배추 밭에서는 잡초 김을 매면서 북돋우고, 남아있던 끄트머리 짜투리 이랑에는 월동 봄동시금치 씨앗 뿌리고... 흙이 말랑말랑해졌기 때문이다. 경주를 비롯한 동남쪽 지방에는 지진 공포에 폭우까지 겹쳐 재난지구 선포 이야기..
귀촌일기- 추어탕 택배...? 서울 친구 이야기 미꾸라지 만 능사가 아니다. 귓볼이 쏴한 새벽 이른 아침에 풀잎 이슬 스치며 솔밭 오솔길을 걷는 맛 그 기분. 이게 귀촌이구나... 폭염에 열대야가 지나고 일교차가 눈에 띄니 미꾸라지 조황이 확 달라졌다. 더울 땐 맥을 못추던 추어가 가을을 안다. 오늘은 추어탕 만드는 날. 조금 전 전..
귀촌일기- 내가 아는 미꾸라지 이야기 이른 새벽에 미꾸라지 통발을 보러갈 때는 늘 설레임으로 사뿐한 발걸음이다. 기대에 못미치는 날이 많다. 날이 너무 더워 조황이 어수선하다. 미꾸라지가 나타나려면 비가 와야 한다. 날이 선선해져야 한다. 벼이삭이 익어갈수록 미꾸라지도 누릿누릿 살이 오른다. 그럴 때가 되었다. 오..
귀촌일기- 추어탕과 귀촌 귀촌 13년. 귀촌이라는 아름아래 흥에 겨워 귀촌 초장에는 봄철에 송순을 따다 송순주를 담그고 진달래 필 때면 진달래주를, 개복숭아 철이면 개복숭아 효소를, 오디 철에는 오디주를 담갔다. 이젠 옛 이야기. 그러나 귀촌의 대업인양 손을 놓지 못하는 건 미꾸라지 잡는 일. 들쭉날쭉 어..
귀촌일기- 하루가 짧다, 농부의 작업장 풍속도 살그머니 열어보니 싹이 돋았다. 토란 종자와 야콘 뇌두 말이다. 겨우내 얼지 않도록, 마르지 않도록 비닐 봉지에 넣어 현관 안에 간수해 두었는데 바깥으로 꺼냈다. 모종 작업은 드디어 어제 토란부터 시작이다. 비닐하우스 작업장에 비로소 활기가 돈다. 큰 컵포트에 상토를 채운 다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