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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마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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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 내리는 8월 초하루 8월 초하루. 비가 내린다. 밭에 내려가 물 주는 수고는 덜었다. 비 온다기에 서둘러 심은 배추 상치 모종들을 생각하면 내마음에 꼭 든다. 기다리던 단비. 이런 날, 할 일이 또 하나 있지... 처마밑에 앉아서. 빗소리 들으며...
고사리 꺾는 남정네 그런데... 그저께 내린 비에 고사리가 올라왔다. 우리밭둑 건너 언덕배기는 온통 고사리밭이다. 가끔 심심풀이 놀이터다. 금방 비닐봉지에 가득이다. 열중해서 한참 딸 땐 모르다가 나중에야 허리가 뻐근하다. 앗! 고사리다. 우리집 처마밑에도...
이름은 몰라요...그러나 예쁜 꽃 집사람이 동네 마실 나갔다가 얻어온 강낭콩 씨앗이다. 이름은 모르겠다며 특히나 꽃이 예쁘단다. '우리집 앞마당의 거실 창가쪽 처마밑에 심어 기둥을 타고 올라가면 좋을거'라며 심을 장소까지 꼭 찍어 받아온 콩이다. 이렇게 새까만 강낭콩은 처음 본다. 당장 싹 틔우기 모종 작업을 ..
귀촌일기- 무시래기 만들기 억지로 편한 것도 편한 것이다...하는 마음으로 올해는 쉬어갈려 했는데 맘대로 안된다. 년초 달포 가량 병원 신세를 진 뒤라 무 시래기고 말랭이고 호박고지고... 금년은 안만들려고 했었다. 해마다 해온 귀촌의 일상을 그리 쉽게 포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눈에 보이면 하게 된다. 굳이 ..
귀촌일기- 백도라지,청도라지,박덩쿨이 있는 여름 박이 4미터나 자랐다. 처마 밑을 따라 좌회전으로 방향을 틀었다. 박 덩쿨이 여름을 향해 달린다. 하얀 박꽃이 하얀 달빛 아래 푸르게 피어날 때면 한여름 될 것이다. 도라지 밭에는 백도라지, 청도라지 도라지꽃이 피었다.
귀촌일기- 10월 마지막 날의 정물 비가 내린다. 종일토록 내린다. 소리없이 내린다. 처마밑에는 박들이. 진종일 비가 내린다. 비 가 내 린 다 . . . . .
귀촌일기- 대박의 기운, 미리 받으세요 처마 밑에 주렁주렁 매달릴 박이다. 힘차게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한여름 밤의 꿈은 대박!
우리집 수선화는 밤에 더 화려하다 여기에 수선화가 있지! 외출에서 돌아오면서 수선화가 생각났다. 처마밑에 수선화. 그새 피었다. 긴겨울의 끝자락을 끈질지게 부여잡고있는 꽃샘추위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나르키소스와 에코. 못다한 사랑이 메아리 되어 지나간 그 자리에 핀 수선화. 꽃말이 뭐랬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