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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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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심(丹心) 한 달 전 쯤인가, 농파 리영성 님이 전화로 내 주소를 확인하시기에 뭔가 하면서도 예상했던 대로, 오늘 책 한 권을 보내 주셨다. . 시조집이다. 1979년 첫 시조집 을 발간한 이후, 2004년 시화집 , 2011년 시조집 을 출간하신 바가 있다. 농파는 경남 진주 태생으로 합천에서 오랜 교직 생활과 함께 시조와 더불어 60년을 살아오신 분이다.
충청도에 온 고향 사과 고등학교 동기회에서 뜻밖에 사과를 보내왔다. 생산지가 경상도 합천 거창 쪽 사과다. 고향 진주 인근이다. 여기 우리 마을에도 사과 농장이 몇 군데 있다. 이웃이라 더러 사 먹곤 한다. 충청도 사과도 맛 있다. 요즘 같이 물류 이동이 자유자재가 된 세상에 경상도 사과가 충청도에 왔다고 무슨 대수가 되랴만, 왠지 감회가 유별난 까닭은 왤까? 정이 들면 타향도 고향이라는데 7학년 5반에 수구초심은 어쩔 수 없나봐.
감동한다는 것 보름전 쯤, 울산과 부산 사는 친구와 60년 세월을 건너뛰어 전화 통화를 했었다. 어젠 이 친구들이 전화번호를 주어 권용행 군과 목소리로 안부를 나누었다. 권 군은 가업을 이어받고 옛날 그 집에서 고향을 지키고 있었다. 오랜 친구... 죽마고우란 이럴 때 쓰는 말일가. 다들 60년도 훌쩍 넘었다. 전화로 어릴 적 추억을 풀어 낼 수는 없었다. 통화를 한 뒤 그 감흥을 되새기며 곧장 보내온 카톡에서 이 친구는 전화로 '전화통화를 축복'이라고 했다.
60년 친구들 이게 얼마만인가? 60년 만이다. 최점용, 하정근 두 친구와 통화했다. 우연찮게 서울에 있는 최영진 친구가 전화번호를 주며 다리를 놔 주었던 것. 국민학교 중학 시절의 친구들이다. 둘 다 교대를 졸업하고 교편을 잡았고 교장으로 은퇴했다. 나도 고향 진주를 떠나 충청도에 있지만 다들 객지인 울산과 부산에서 각각 살고 있다. 그 사이에 까마득히 잊고 지냈다. 추억의 편린들이 쏟아졌다. 그 시절을 불러내어 퍼즐 맞추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옛것일수록 기억이 또렷하다. 내 벗이 몇인가 하니 水石과 松竹이라 동산에 달 오르니 그 더욱 반갑구나 두어라, 이 다섯밖에 또 더하여 무엇하리 까까머리 시절의 묵은 친구들... 지나고 보니 그게 우정이었다. 세월이 흘러 이젠 마음 뿐. 자유로이 서로 오갈 형편이 아..
산딸기, 고향생각 난다 경남 진주는 나무딸기의 고장이다. 재래종 산딸기를 개량해서 나무딸기를 개발했다. 딸기 모양새는 거의 똑같다. 야생 재래종 산딸기는 줄기가 덩굴져 땅을 기는데 비해 나무 딸기는 나무처럼 키가 크다. 나무에 촘촘히 열리는 나무 딸기는 재배하기가 쉽고 수확할 때 일일이 수작업을 해야 하기에 편하다. 가시에 긁히고 찔려가며 나무딸기 서리를 했던 개구쟁이 시절을 오늘 탱글탱글 잘 익은 야생 산딸기를 보면서 떠올린다.
진주 사투리 사전 충청도 땅에 살면서 고향 진주에서 이 탄생했다는 말을 듣고 반가운 마음에 한 권 구하기로 했으나 불발... 한정판이기에 판매를 안한다나. 진주 친지에게 부탁을 해서 어느 도서관에 있는 사전 한 권을 대출을 받아 몽땅 복사를 해서 가까스로 한 부를 받았다. '까마구도 고향 까마구라모 반갑다'는데... 모처럼 편찬한 사전을 널리 읽히도록 하지 않는 이유를 알 수 없구나.
반갑다, '진주 남강 논개 애호박' 고향 진주, 애호박을 충청도 태안에서 만났다. 경상도 애호박이 어찌 충청도까지...
귀촌일기- <관촌수필>에서 읽는 내고향 1. 내 고향은 경남 진주다. 정작 고향마을은 시내 도심지에서 십여 리 떨어진 산간 한촌이다. 이런저런 대소사로 간혹 내려가긴 하나 종종걸음치며 되돌아올 뿐 고향땅을 차분하게 마음먹고 밟아본 건 16년 전이 마지막이었다. 쌍나란히 있던 동구 밖 저수지며 마을 들머리 삼거리 샘터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