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직박구리

(33)
슬슬 대봉 홍시나 따 볼까 대봉은 대봉이다. 감나무 가지에 달려있을 땐 모르는데 따서 보면 역시 묵직하고 굵다. 직박구리나 까치들이 홍시로 익는 족족 분탕질로 남겨두질 않는다. 보초를 설 수도 없고... 언제 날아들었는지 알 수 없다.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감을 따기로 했다. 그동안 단감을 한 두개 씩 따서 햇감 맛을 보긴 했다. 알미늄 감따기 장대 아구리를 양파망으로 끼워 단단히 묶었다. 작은 크기의 나이론 그물 양파망이 안성마춤이다. 오늘은 대봉감. 내일부터는 축대 밑에 감나무 세 그루와 대문간 입구에 단감이다. 감따기 장대를 대문간 입구에 세워 두고 들며 날며 시간이 나는 대로 슬슬 따면 된다. 높이 달린 건 미우나 고우나 어차피 까치밥이다.
영악한 직박구리 여름 내내 보이지 않던 직박구리가 출현하면 슬슬 때가 된 거다. 감나무 홍시가 목표다. 직박구리는 떼거리로 몰려다니며 감나무 가지마다 홍시가 익는 족족 초토화 시킨다. 그러나 대봉이 빨간 홍시가 되기에는 아직이다. 아침 나절에 직박구리 두 마리가 정탐이나 하듯 나타나 구아바 나무를 헤집고 다녀갔다. 아니나 다를까 잘 익은 빨강 구아바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새콤 달콤한 구아바 맛을 멀리서 어찌 알고 날아들까. 날짐승들의 영악함... 초능력 자연의 신비함에 대하여.
직박구리와 고라니 우리 채마밭에 고라니떼가 지나갔다. 상치를 싹뚝싹뚝 잘라먹었다. 그것도 위에 부드러운 부분만 골라서. 마당에 감나무 세 그루. 아침마다 조회를 하듯 직박구리가 떼지어 날아온다. 먹다가 떨어뜨린 홍시가 맛있다. 고라니도 먹고 직박구리도 먹고... 사람도 먹고. 이게 자연이다.
이런 고얀놈 봤나?! 마당에 자그마한 복숭아 나무 한 그루가 있다. 해마다 복숭아 꽃은 애써 만발하지만 탐스럽게 복숭아가 열린 적이 없다. '올해도 도화가 피었구나...' 무미건조하게 계절성 감탄사 한번 읊조리는 걸로 지나가곤 했다. 며칠 전, 지나다 보니 크기가 제법 튼실한 복숭아 두 개가 예쁘게 열려 있었다. 올핸 모처럼 복숭아 맛을 보려나 일찌기 없었던 기대를 하며 진디물, 벌 등 해충 방지용 봉지를 제깍 씌워 주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오늘 아침이다. 봉투가 날카롭게 찢어 발겨지고 그나마 한 개는 땅바닥에 떨어져 나딩굴고 있었다. 어린 복숭아도 여러 곳을 예리하게 찍혀 상채기가 났다. 까치 아니면 직박구리, 어느놈 소행인가?
해 지고 달 뜨면 적막강산 여섯 시 해거름이다. 단감 홍시를 탐낸 산까치, 직박구리가 하루종일 순서를 바꿔가며 떼거리로 몰려들었던 감나무가 이제서야 조용하다. 내일 다시 오기로 하고 파먹다 남긴 흔적. 흔적들. 온 세상이 제멋대로 시끄러워도 서산마루에 해 떨어지면 적막강산.
직박구리의 둥지 이른 아침. 우리집 대문 옆 소나무에 앉아있는 직박구리 한 마리. 둥지를 만들기 위해 입에 뭔가를 물고 있다. 마른 나무 잔가지이거나 풀뿌리인듯. 직박구리 산란기다. 어디에 신접살림 둥지를 트는지 궁금하다.
귀촌일기- 가로림만의 바다직박구리 갑자기 데크 처마밑이 요란하기에 내다보았더니 직박구리떼다. 직박구리도 종류가 많아서 모르긴모르되 이 녀석들은 아마 바다직박구리일 것이다. 여기가 서해안의 가로림만 바닷가이므로. 늦은 가을이면 감나무에 잘 익어가는 대봉홍시를 떼거리로 날아와 결딴내는 놈들이다. 오늘도 ..
귀촌일기- 곤줄박이 잠시 외출했다 돌아오니 찾아온 손님 한 분. 곤줄박이 이 녀석은 겁도 없다. 몇 알 모이를 주면 당장 내 손바닥에 올라올 듯. 봄이 좋다. 산새가 날아든다.